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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게임 서비스 2개월 … ‘빛 좋은 개살구’ 빈축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1.20 17:14
  • 수정 2022.01.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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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전 세계 2억 명 구독자 수를 보유중인 구독 경제 플랫폼 넷플릭스가 지난 2021년 11월 게임 서비스에 나섰다. 대형 배급망을 구축한 기업이 시장에 뛰어든 만큼 업계는 촉각을 세웠다. 새로운 게임 유통 플랫폼이 탄생할 가능성이 주목되며, 게임 업계 전반에 구독경제 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본 게임 서비스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 보인다. 대형 플랫폼으로 보기에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는 분위기다. 정식 서비스 2개월 차 넷플릭스 게임 서비스를 들여다 봤다. 

사진 출처=넷플릭스 앱. 메뉴를 클릭하면 구글 플레이 등 외부마켓으로 연결된다
사진 출처=넷플릭스 앱. 메뉴를 클릭하면 구글 플레이 등 외부마켓으로 연결된다

2022년 1월 20일 넷플릭스는 게임 서비스 2개월차에 접어들면서 총 11개 게임을 유통중이다. 이들은 넷플릭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중 일부에 게임을 노출하는 형태로 게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코너에 노출된 게임을 클릭하면 외부 스토어로 연결 되며, 스토어에서 다시 게임을 내려 받는 식으로 서비스가 전개 된다.

현재 넷플릭스가 서비스중인 타이틀 중 가장 인기 있는 타이틀은 ‘아스팔트 익스트림’으로 확인 된다. 모바일 레이싱 게임 강자 ‘아스팔트’시리즈를 가져와 서비스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 게임 전반이 지난 2016년 게임 로프트가 발매했던 ‘아스팔트 익스트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다. 넷플릭스가 서비스에 돌입한 후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 5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성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스팔트’시리즈가 5천만 다운로드(‘아스팔트9’) 이상, 인기 작품(‘아스팔트8’)은 1억 다운로드 이상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넷플릭스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인 앱 결제가 없기 때문에 별다른 수익 모델이 없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다. 
국내 반응도 비교적 미온적이다. 서비스는 전개되지만 유저들의 반응이 거의 없는 편에 가깝다. 현재 구글 플레이 기준 댓글 수는 약 150개로 확인 된다. 실 유저수가 많지 않음을 유추할 수 있는 맥락이다. 

사진 출처=구글플레이 넷플릭스 게임 서비스 라인업
사진 출처=구글플레이 넷플릭스 게임 서비스 라인업

신작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19일 공식 론칭한 ‘아케니움’ 1천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 된다. 현재 한글로된 댓글은 0개로 전반적인 반응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해당 게임은 2020년 스팀을 통해 한차례 출시됐던 작품이다. D&D와 카드 배틀 스타일을 결합해 출시해 몇 차례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어 넷플릭스와 손잡고 모바일 플랫폼을 공략중인데 서비스 첫 날을 보낸 이후로도 별다른 반응이 없어 보인다. 비교적 론칭이 오래된 게임들의 경우 구글 플레이 기준 평균 5만에서 10만 다운로드를 기록중인 것으로 집계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이야기 한다. 애초에 서비스 모델이 기대치를 맞추기 힘든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가장 큰 문제는 라인업에서 출발한다. 현재 서비스중인 라인업이 대부분 노후화된 타이틀에 퀄리티가 낮은 캐주얼 게임이 주된 모델이다 보니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노출 스팟면에서도 효과가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게임 사업 PM은 “넷플릭스 전체 통계를 보면 약 10%가 모바일을 통해 영상을 본다. 실 유저는 2천 만명으로 계산해야 한다. 또, 위에서 아래로 드래그하다가 노출되는 스팟이기 때문에 노출도가 높지 않다. 노출율을 10%로 계산하면 일 200만 명 수준 노출도를 지니는 것이다. 다시 클릭률을 약 3%로 보면 일 6만 명이 유입되며, 유입 대비 다운로드수치를 3%로 대입해보면 1,800다운로드가 정상적인 수치로 보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계산법을 그대로 타 게임에 적용해본 결과 서비스 2개월차를 맞이하는 게임들이 약 10만 누적 다운로드 수치를 기록(1,800x60)하게 된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다수 캐주얼 게임 다운로드수가 10만회+로 표기된다. 이를 근거로 해당 계산법은 맹신하기는 쉽지 않으나 결코 터무니 없는 계산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해당 PM는 현재 넷플릭스 게임 서비스 모델 중 UI와 UX를 개선해야 하는 등 대대적인 보수가 진행돼야 본격적인 게임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 출처=구글플레이 아케이늄 스크린샷
사진 출처=구글플레이 아케이늄 스크린샷

반대로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해당 계산법을 그대로 적용해 보면 일 6만 명이 배너를 클릭하는 셈이다. 즉, 배너 클릭 후 바로 스트리밍 형태로 게임이 시작되는 모델을 채용하면 일 6만 명 씩 신규 유저가 유입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넷플릭스가 방향성을 결정하면 이후에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서 가능성이 생기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넷플릭스가 게임 산업 분야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실험 차원에서 소규모 게임들을 선보이고 가능성을 타진한 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강력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러 시각들이 공존한다고는 하나, 현재까지 성과만 놓고 보면 그리 긍정적인 점수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 그대로 ‘빛 좋은 개살구’인 셈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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