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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게임’만남 FMV장르 주목 … 유통망 확대로 신사업영역 형성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4.28 12:10
  • 수정 2022.04.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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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래픽 작업이 필수다. 캐릭터를 만들고 설정하며 이를 사람처럼 움직이는 과정이 수반 된다. 서서히 비용은 올라가고 개발난이도는 하늘을 찌른다. 발상을 전환한다면 어떨까. 가상 캐릭터 대신 아예 실제 사람을 써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이에 착안한 회사들이 영화를 촬영하는 기법으로 게임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한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 같은 시도들이 나오고 있는 단계다. 과연 신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까. 

시청하는 재미 살린 게임 장르 ‘FMV'

FMV(Full Motion Video)는 엄밀히 말하면 게임이라기 보다 영화에 가깝다. 흔히 인터랙티브 무비라 알려진 장르다. 영화 상영 도중 선택지가 나오며, 선택지에 따라 결말이 바뀌는 형태가 근간이다. 게임적인 해석으로는 일종의 ‘영상’으로 제작한 비주얼 노벨로 보면 될 듯 하다. 여러 선택지를 두고, 선택지를 따라가다 보면 엔딩에 도달하는 형태다. 한가지 다른 점은 플레이타임. 영화 플레이타임이 불과 1시간에서 3시간 사이라면, FMV는 플레이타임이 훨씬 긴 편이다. 영화 촬영 분량은 고작 몇시간이라 할지라도 이를 선택지대로 따라 가야하는 멀티 엔딩 방식으로 인해 플레이타임이 늘어 난다.

사진 출처= 국산 인터랙티브 FMV 메이드 스팀 페이지
사진 출처= 국산 FMV 메이드 스팀 페이지

여기에 게임적인 요소들이 결합되면 전체 플레이타임은 일반 게임에 준할 정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일례로 영상 진행 도중 장면을 멈추고 마우스 커서를 드러 낸다. 이 장면에서 포인트 앤 클릭 방식으로 단서를 수집하고, 조합하면서 방탈출에 가까운 형태로 변신하기도 한다. 간단한 퍼즐들을 배치하고 푼다거나, 리듬 액션을 플레이하듯 QTE방식으로 버튼을 누르는 방시  등이 조합되면서 게임성을 형성한다. 

유망 감독과 게임사들의 만남

당초 이 장르는 마니아들이 즐기는 서브 컬쳐 장르로 일부에서만 인기를 얻는 작품에 가깝다. 주로 실험적인 장르를 선호하는 인디 영화 제작자들이나, 인디 게임 제작자들이 만나 장르를 개발하고 출시해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작품성에 주력한 게임들이 많은 관계로 상업적 성과는 저조했던 것이 사실. 그런데 최근 들어 점차 상황이 변하는 모양새다.

사진 출처=게임 백년의 봄날은 가고 홈페이지
사진 출처=게임 백년의 봄날은 가고 홈페이지

 

대표적으로 게임업계 메이저 기업인 스퀘어에닉스가 FMV장르를 개발해 출시를 준비한다. 이들은 오는 5월 12일 FMV게임 ‘백 년의 봄날은 가고’를 출시한다. 개발 과정에서 연기파 배우들을 다수 섭외해 영상을 촬영한 점이 포인트다. 주연은 사쿠라바 나나미(‘섬머워즈’ 나츠키역), 사노 가쿠(‘가면라이더’ 가이무) 등이 참가했다. 촬영 감독 역시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론칭했던 감독. 시나리오 전반에 크게 힘을 준 모습이다. 

사진 출처=스팀 신도불식탐 페이지
사진 출처=스팀 신도불식탐 페이지

 

중국에서도 이 같은 시도가 시작된다. ‘장안12시간’으로 유명한 리우바이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제작사 천진윤윤테크놀러지가 협업해 인터랙티브형 게임 ‘신도불식탐’을 출시한다. 오는 4월 28일 출시 예정으로 중국 무협과 탐정이 결합된 형태 게임으로 준비중이다. 역시 드라마로 출시된 I·P를 기반으로 게임을 출시한다. 

신 시장 개발 ‘동맹’ 구축

이처럼 메이저급 기업들이 한데 모여 FMV를 개발해 출시하는 것은 새로운 플랫폼을 테스트 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영화사 및 영화 감독 입장에서는 스팀, 플레이스테이션 등 콘솔, PC를 비롯 게임 시장에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를 테스트 하는 과정이 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반대로 게임사 입장에서는 OTT플랫폼,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 등에 진출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양 사간 콘텐츠 개발면에서는 유사한 면이 있으나 유통 경로면에서는 서로 완벽하게 다른 구조로 이를 테스트 해볼 수 있는 기회를 타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만한 플랫폼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될 전망이다. FMV가 게임의 영역을 띄고는 있으나, 선택지 선택을 비롯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에 스트리밍 방식으로 TV에 송출하게 될 경우 리모콘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치가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인터랙티브형 무비’개발에 적극적으로 ‘블랙미러:밴더스내치’이후에 파격적인 시도를 거듭하는 추세다. 게임사들이 개발하는 FMV가 넷플릭스와 같은 기업과 제휴를 통해 신규 수익 모델을 발굴할 가능성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사진 출처=넷플릭스
사진 출처=넷플릭스

두 작품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경우 이 모델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미 영화계는 영화 개봉전에 게임 제작사와 협업을 통해 론칭일을 맞추는 것과 같은 비즈니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아예 산하에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두고 자체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스타워즈’를 기반으로 한 CG형태 FMV가 예정돼 있는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이 연구중이다.

국내 게임사들도 이 같은 행보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유명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를 거쳐 인기를 끌고 이를 다시 게임으로 개발해 출시하는 방식이 주목받는 상황.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드라마 출시전에 촬영분을 교류하고 게임 I.P로 개발하는 방식이나 스토리텔링에 주력한 제2 저작물을 준비하는 비즈니스도 연구해 볼만한 대목이다. 비교적 짧은 시간안에 개발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플랫폼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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