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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패 '베타족이 쥐고 있다'

  • 이복현
  • 입력 2002.08.2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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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은 정식 상용화하기 이전 베타서비스 기간을 거친다. 이를 통해 업체에서는 발생하는 문제를 수정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베타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통칭해 ‘베타족’이라 부른다.
때문에 베타족들은 신규로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들로써는 공포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베타족들의 평가에 따라 게임이 소위 ‘떴다 죽었다’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전문 베타족들만 3∼5만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준베타족들도 약 10만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1개의 게임만 즐기기보다는 2∼3개의 베타서비스 게임들을 동시에 접속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특히 전문 베타족들은 업체로서는 이도저도 못하는 존재다. 우선 ‘붐 조성’의 역할을 해줄 뿐만 아니라 각종 게임상 죄질(?)이 나쁜 행위들을 하는 주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골치 아픈 것은 이들이 아이템 복사, 현금거래, 상용화시기에 맞춰 캐릭터 판매를 일삼는다는 점이다. 또 게임 내 변칙적인 플레이를 통해 순수한 게이머들을 괴롭히는 장본인이 되기도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순수베타족들을 제외한 상당수 전문 베타족들은 대부분 해킹전문가들로 핵 등 복사 칩들을 통해 사기를 벌이는 등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다”며 “제작사들을 곤혹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은 제작사보다 자신들이 한 수 위라는 의식을 가지고 해킹 툴을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타족들의 최근 이동경로는 ‘판타지포유’- ‘드래곤라자’-‘레인가드’-‘미르의 전설2’-‘뮤’-‘라그하임’, ‘라그나로크’ 등으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경로로는 ‘포트리스2’-’‘터크래프트’-‘크레이지 아케이드’, ‘웜즈 온라인’ 등이 있다. 이외에 ‘한게임-넷마블’ 라인 외에도 다른 방식들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결국 이목을 집중시켰던 웬만한 온라인게임들은 모두 베타족들의 개입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유료화에 맞춰 자신이 즐기던 게임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를 우려해 미리부터 유료화 시기를 앞당기기도 한다. 온라인게임 ‘뮤’를 했던 한 게이머는 “ ‘판타지포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판타지포유’가 유료화되자 이를 접고 ‘뮤’를 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다른 게임들도 이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이 유료화 이후에도 살아남아 있는 비율은 약 10% 미만. 물론 게임마다 편차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명 회원이 2만명 정도만 되도 잘 남아있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정식 상용화에 들어선 F게임의 경우 썰물처럼 회원들이 빠져나가 아사직전인 상태다. R게임의 경우도 한때는 몇개월 사이에 수십만명의 회원을 확보했지만 유료화 전환 이후에 거의 대부분의 회원이 빠져나가 현재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H게임의 경우도 부분 유료화로 인해 N게임의 인원이 늘어, 회원이 1천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더구나 베타서비스 기간 동시접속자 2만, 누적계정 130만을 기록했던 M게임도 50%이상의 회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33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있는 B게임 역시 상당수가 베타족들에 의해 붐 조성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이처럼 베타족들이 극성을 떠는 바람에 업체들은 유료화 시기를 점차 공개하지 않거나 ‘모른다’는 답을 하기 일쑤다. 왜냐하면 유료화시기가 언론에 발표되면 상당수 게이머들이 다른 무료 베타게임들을 찾아 철새처럼 이동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베타족들은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총판들을 주축으로 활동하거나 2~5명 정도의 게이머들이 무리를 지어 활동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들로 인해 게이머들에게 입소문이 나 신작을 알리기에는 좋지만 ‘게임은 공짜’라는 잘못된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웹젠의 ‘뮤’ 게임을 즐기다 이 게임이 유료화 되자 현재 ‘라그나로크’로 바꾼 한 베타 게이머는 “게임을 하는데 굳이 돈까지 내며 할 필요가 있느냐?”며 반문했다. 또 “아이템, 캐릭터 판매 등을 하는 게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의 경우 베타서비스 기간을 이용, 베타족들이 여전히 활동 범위를 넓혀나갈 것”으로 내다 봤다. 베타족들의 횡포가 앞으로도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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