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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게임업체 '개발자 없어 게임 못만든다'

  • 소성렬
  • 입력 2002.06.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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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의 구인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게임이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떠오르고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백여개에 불과했던 개발사는 1천여개로 급증했다.
이런 시장의 변화는 게임 업계 구인난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도 인력이 없어 게임 개발 단계에서 포기하는 업체를 보기란 어렵지 않다. 이는 플랫폼과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영세 업체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일 뿐 소위 말하는 메이저급 업체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국내 게임 업계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상위 리딩 업체들은 거액의 돈으로 인력을 구할 수 있다. 돈이면 무엇이든 통한다는 논리가 게임 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최근 아케이드게임업계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그 어려움을 시장 불황이 말해주고 있다. 지난 99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업계의 불황이 2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이렇듯 장기적인 불황은 국내 메이저급 아케이드게임업체들이 아케이드게임 시장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아케이드게임 업계를 리드하던 업체들은 최근 아케이드게임 개발보다는 온라인게임 개발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 아케이드게임 시장이 장기 불황으로 인해 어려워진 이유도 있지만 아케이드게임 개발 인력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한 아케이드게임 개발사 홍보 이사는 “지금 아케이드게임 시장은 자금난·구인난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유능한 아케이드게임 개발자를 구하기란 모래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며 인련난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이는 아케이드게임 시장의 침체와 무관치 않다. 한때 아케이드게임 시장이 호황이었을 때만해도 개발자를 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고액연봉 지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모 아케이드게임 개발사는 지난 2000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자사의 수석 게임 개발자에게 억대에 달하는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아케이드게임업계에서 개발자가 왕이었던 시절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아케이드게임 업계와 달리 PC·온라인게임 업계는 그 상황이 조금 다르다. 게임 개발인력은 아케이드게임업계보다는 PC·온라인게임업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쪽이라고해서 개발인력을 그리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게임 개발사중 최고를 지향한다는 온라인게임 업체 「엔씨소프트」는 1억을 받는 고액 연봉 개발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영세한 업체들은 터무니없이 고액 연봉을 요구하는 게임 개발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개발자를 영입하려고 해도 그만한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게임 ‘딜문’을 개발완료하고 오픈베타테스트에 들어간 「팬텍네트」의 최일경 마케팅팀 대리는 “개발사마다 좋은 개발자를 영입하려고 하는 노력은 대동소이 한 것으로 안다”면서 “문제는 메이저급 업체들이 그나마 능력 있는 개발자를 돈으로 다 영입해 가기 때문에 중소게임 개발사는 개발자 구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 발간한 ‘2001년도 게임개발동향 및 분석 가이드’를 보면 현재 국내 게임 개발사 평균 개발자 수는 10.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는 어디까지나 수치에 불과하다. 개발사에 따라 많게는 120명부터 적게는 5명까지 그 형태는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업체 역시 쓸만한 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사업계획만 세워둔채 일손을 놓고 있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들이 돈이 되는 온라인게임 개발사를 선호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모바일게임을 게임으로 보지 않는 개발자들의 성향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국내 메이저급 게임 개발사에 근무하는 개발자 정모 팀장은 “개발자들은 모바일게임이나 PDA게임은 게임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힘들어도 온라인이나 PC게임 개발사에서 근무를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고생한 만큼 성취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비디오(가정용)게임은 개발자 구하기가 더욱 힘든 상황이다. 딱히 비디오게임 개발만 전문적으로 담당했던 개발자가 없는데다가 플레이스테이션2(PS2) 툴만 있다고 게임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PS2 소프트웨어를 내놓겠다고 장담했던 많은 게임 개발사들은 현재 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 비디오게임 시장의 안착은 그래서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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