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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CEO를 떠나보내면서…

  • 소성렬
  • 입력 2003.11.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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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너그럽게 웃던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병원 영안실에서 만난 한 업체 사장의 말이다. 지난 13일 아침 온라인게임 ‘위드’의 개발사 조이임팩트의 전 사장이었던 김태은 사장이 운명했다는 비보를 들었다.

그 소식을 접한 뒤 하루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게임 개발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모습부터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아이처럼 좋아라했던 모습까지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스트레스로 인한 돌연사’라는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제 그의 나이가 불과 32살이라는 점이다.

최근 게임 산업이 대박 산업이라며 가능성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 혹은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혹자는 반도체 산업을 대체할 만한 산업은 게임 밖에 없다며 좋은 게임 하나 개발하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제2의 ‘리니지’를 개발하고 싶은 욕심은 주위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 사장의 죽음은 현실이다. 게임 개발이 그리 녹록치 않은 작업임을 김 사장은 죽음으로써 알려줬다.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는 채 10년이 지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는 표현일 수 있다. 앞으로 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고있다. 게임업계에 투신한 CEO들은 어떤 스트레스도 감당해야 한다. 대박 꿈에 젖어 뛰어든 게임 업계가 CEO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건이 또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너무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대박을 터트리겠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걸음씩 천천히 앞을 보고 나가면 된다. 막히면 돌아가고, 힘들면 쉬었다 가고.

김 사장의 말이 기억난다. “형, 상용화해서 돈벌면 좋은 일에 쓸게요.” 부디 스트레스 받지 않는 좋은 세상으로 가서 편히 쉬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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