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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에 빠져있는 비벤디의 '이중 플레이'

  • 안희찬
  • 입력 2003.10.2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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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본다. 요즘 게임업계에 이와같은 속담이 난무하고 있다. 지붕으로 날아간 닭을 무심하게 쳐다봐야 하는 개의 심정이 게임업계의 마음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가 이처럼 닭 쫓던 개의 심정인 이유는 올 초부터 관심을 모았던 블리자드의 ‘월드오브 워크래프트(WOW)’란 게임 때문이다.

올 초 비벤디측은 WOW의 국내 배급업체를 물색한다고 밝히고 몇 개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자사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서비스 관련 문건을 비벤디에게 제공했으며 물밑작업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비벤디에서는 서비스업체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다 지난 16일 직배를 한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WOW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특히 비벤디에서 애초 직배로 게임을 서비스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는 소문이 돌면서 더욱 업체들을 허탈하게 했다.

비벤디에서 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이유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난이다. 비벤디의 입장에서 ‘WOW’란 게임의 직배는 어쩌면 당연한 판단일 수도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경우 대작은 한해 최소 5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더욱이 순이익이 높아 직배로 할 경우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비벤디에서 자사이기주의를 너무 내세워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는 비난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벤디에서 자신들의 합리화를 위한 논리를 내세워도 기본적인 기업의 도리를 저버렸다는 것이 업체들의 평가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게임이라 해도 그것을 서비스하는 업체의 마인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시점에서 비벤디가 업계나 유저들로부터 멸시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이미 ‘WOW’의 서비스는 직배로 결정이 났다. 비벤디는 그러나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발상이 아닌 비벤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들이나 유저들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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