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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2 리로디드'의 인기가 가져다 준 교훈

  • 지봉철
  • 입력 2003.06.1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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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2 리로디드’에 대한 흥행돌풍이 무섭다. 그러나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준 전작의 인기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디지털세대와 꼭맞는 코드를 가지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 휴대전화로 대변되는 디지털세대의 모습이 바로 매트릭스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특히 ‘매트릭스’는 최첨단 IT용어들이 영화속에 은유와 상징으로 담겨져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디지털세대에게는 상당히 친숙하지만 아날로그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어렵기만 하다.

대표적인 상징으로는 ‘매트릭스1’편에서 오라클이 네오를 만나서 건네주는 과자(쿠키 cookie)다. 네오는 오라클에게서 받은 과자를 먹는다. 여기서 건네준 과자는 인터넷 용어인 쿠키(cookie)의 상징이다.

쿠키는 인터넷 웹사이트의 방문기록을 남겨 사용자와 웹사이트 사이를 매개해 주는 정보다. 즉 특정 사이트를 처음 방문하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록한 쿠키가 만들어지고 다음에 접속했을 때 별도 절차 없이 사이트에 빠르게 연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라클이 건네준 과자를 먹는 것으로 아무 의미없이 지나쳐갈 장면도 이렇게 IT용어들과 함께 살펴보면 대단한 복선이 깔린 장면이 된다.

‘매트릭스’는 이러한 코드를 중간중간의 삽입해 디지털세대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최근 사이버범죄가 5년간 5백배가 급증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사이버범죄는 지난 97년 초기 121건, 98년 394건, 99년 1709건, 2000년 2444건으로 꾸준히 늘다 2001년 들어 3만3289건, 2002년 6만68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킹이나 바이러스 유포 등과 같은 사이버테러형의 경우 1만4159건인 데 비해 전자상거래 사기, 위법 사이트, 개인정보 침해, 명예훼손 등과 같은 일반 사이버 범죄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4만5909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은 이 같은 사이버범죄의 지속적인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사이버범죄 유형을 해킹·바이러스, 전자상거래 사기, 개인정보 침해, 온라인게임 범죄, 사이버명예훼손, 불법복제, 위법·위해 사이트, 음란물 유포 등 8개 항목으로 나눠 범죄 검거 사례 위주로 알기 쉽게 설명한 ‘사이버 범죄, 그게 뭐죠’라는 책자를 발간해 전국 초·중·고교 교육 보조자료와 일선 경찰서 내 홍보자료로 활용토록 배포할 예정이다.

사이버범죄의 증가는 대단히 우려할만하다. 특히 개인정보의 침해 명예훼손 등의 증가는 디지털세대를 살고 있는 현재 상당히 위협적인 범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영화 ‘매트릭스’의 상징처럼 사이버범죄는 해석의 문제일 경우도 많다.

디지털세대에게는 평범한 일들이 아날로그세대에게는 아주 심각한 문제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매트릭스’의 상징과는 정반대의 경우다. 범죄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단속은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세대에게 눈높이를 맞춘 교육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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