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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을 각오’는 충분하다고?”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04.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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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오리지널(original)이 어디 있습니까?” 얼마 전 모바일 게임업체 모 사장과 점심을 함께 했다. 그간의 안부를 묻고, 몇몇 업체들의 근황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그가 ‘가볍게’ 내뱉은 말이다. 예전부터 끊이지 않던 넥슨의 ‘표절시비’에 관한 그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일단 ‘시비’야 시비일 뿐, 유저들이 몰리는데 그것 이상의 답이 어디 있냐는 것이다.

최근 일각에서 닌텐도가 넥슨의 ‘카트라이더’에 대한 내부조사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다. 넥슨의 지지부진한 ‘표절시비’는 ‘카트라이더’ 이전부터 심심할 만하면 들려오던 이야기다. 물론 그 사실여부야 냉정한 평가를 통해 밝혀질 일이다. 하지만 국내 업계의 명실상부한 1위를 달리고 있는 업체가 이 같은 ‘구설수’에 지루하게 시달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창피한 일’이란 점이 문제다.

‘만의 하나’ 뭔가 하나 ‘단단히 걸린다’고 했을 때의 금전적·심적 타격이야말로 엄청나리란 것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매번 ‘흐지부지’ 넘어가고 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표절시비가 비단 넥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모바일 업계가 더욱 그렇다. 많은 게임들이 서로를 베꼈다는 비난이나, 일본의 무수한 게임들을 베껴오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알게 모르게 돌고 있다.

아직은 성장단계에 있는 국내 모바일 업계. 한 걸음 더 나가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먼저 우리만의 ‘오리지널’을 찾아야 하는 게 답이다. ‘하늘 아래 오리지널이 없다’고 말한 모 사장이 뒤에 덧붙인 말이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욕먹을 각오가 돼있어야 한다”는 너무나 ‘비장한’ 각오가 그것이다. 많은 업체들이 ‘욕먹을 각오만’ 과도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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