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실명제에 대해서 자세히 알기 위해 지난 6일 정보통신부로 찾아가 인터넷실명제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재미있는 것은 아직 실명제에 대한 어떤 논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담당사무관은 검토는 하고 있지만, 아직 인터넷실명제의 정의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실명제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게시판에 글을 적을 때 자신의 실명으로 글을 올린다는 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는데, 이것도 검토 및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미 많은 게시판에서 로그인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다. 회원가입시 주민등록과 실명을 확인해야 회원가입이 된다. 위의 첫 정의 대로라면 이미 회원가입을 하면서 인터넷실명제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정의처럼 아이디나 별명 대신 실명으로 게시판을 적는다고 했을 때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봤다. 일단 사이버 폭력을 기준으로 봤을 때, 그런 행위들이 줄어 들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소견이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갔다고 해서 비방, 욕설 글을 쓰지 않을 것인가? 실명제로 전환하고 얼마간은 조용하겠지만, 이름도 어느 순간부터 아이디처럼 돼버릴 것이다.
실명을 쓴다고 해서 내가 누군지 누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그냥 자신의 이름으로 아이디를 쓴다는 생각이 팽배해지면 그 때부터는 전과 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 뻔하다. 인권문제 또한 그렇다 한사람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수의 인권을 침해하려는 인터넷실명제가 이루어져야하는 지도 의문이다. 한사람의 인권도 물론 중요하고 다수의 인권도 중요하다. 인터넷실명제가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역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정화 노력이다. 자신이 존재가 들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비방과 욕설로 얼룩진 게시판을 계속해서 가져갈 수는 없다. 자발적인 정화를 통해 그들도 변화를 해야한다. 개개인의 인식 변화와 함께 리플문화도 없어져야 한다. 한가지 이슈를 가지고 리플싸움을 하는 문화가 언제부터 정착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정당한 의견이 있다면 논의 방을 만들어 그곳에서 정당하게 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네티즌뿐만 아니라 네티즌을 부추기는 언론들 또한 바뀌어야한다.
요즘 이슈를 만들어내려고 한쪽으로 몰고 가는 기사내용을 보면서 답답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네티즌들 또한 그들의 기사에 맞추어 장단 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한다. 매번 이런 사건의 결론은 ‘바뀌어야한다’로 끝난다. 언제까지 ‘바뀌어야한다’로 끝날 것인가. 이제는 제발 고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