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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e스포츠 가격 책정한다?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09.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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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자세히 말고 ‘언뜻’ 들으면 e스포츠 만큼 잘 나가는 콘텐츠가 없다고 말이다. 예전을 생각해보자. 스타리그 벨류의 대회를 한 번 치를 때마다 들어가는 자금이며 인력이며 ‘떡 하나만 주세요’ 하는 식으로 쉽게 구해졌던가. 온게임넷 황형준 국장은 스타리그 초창기 시절 (그 때는 IMF가 찾아왔던 때이기도 하다.) 그에 맞는 후원사를 잡기 위해 직접 서른 군데가 넘는 회사를 찾아다녔단다. 그뿐이었을까. 막상 찾아가서 4,50대 간부에게 알지도 못하는 게임대회에 ‘돈을 대주십시오’라고 말하기가 어디 쉬웠을까. 개막 하루를 남겨놓고 후원사가 결정되는 아슬아슬한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금은 속된 말로 이 판이 점점 커지면서 적게는 한자리수 억 대에서 많게는 수백억에 이르기까지 후원사의 규모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동통신업체의 후원부터 자동차, 포털사이트, 게임개발사 심지어는 예전에 외국의 면도 용품 회사에서도 후원을 해주겠다고 나서지 않았는가. 후원사의 투자 목적은 ‘자사이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거의 모든 투자자들은 e스포츠에 직접적인 이윤을 기대하고 지원하지 않는다. 간접광고의 효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e스포츠의 강점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WEG나 MBC 게임의 경우 적절한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CJ미디어로부터 20억원이라는 자금을 투자 받은 월드이스포츠게임즈는 한 숨을 겨우 돌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에 반해 MBC게임은 사정이 암울하다. 6차 MSL이 마무리 된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적당한 스폰서를 찾지 못해 고심 중이다. 자사의 자체 리그 형태로 행사를 치르기를 바라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다음 시즌의 시작 기미는 커녕 오는 22일로 예정되어 있던 조주첨도 또다시 연기해야 할 처지인 것이다. 현재 e스포츠는 누가 봐도 적은 예산을 통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광고주들이 끌릴만한 콘텐츠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리는 대회를 포함 무수히 많은 게임대회가 열리고 막을 내리는 가운데 후원사 없이 열린 대회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아, 이 대회 기억난다’ 하는 대회는 지금 열리고 있는 온게임넷 스타리그와 프로리그 정도이다. 두 대회는 공통점이 있다. 초창기부터 주최측이 대회 자체를 얼마나 개성있게 체계적으로 만들 것인가 고민하고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프로리그라는 콘텐츠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협회 주최의 통합리그로 바뀔 수 있을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옛말이 있다. 스폰서가 많아질 수록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을 고를까의 문제가 아니라 e스포츠 자체의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높일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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