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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콘솔게임 개발사의 위상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9.0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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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국내 온라인게임업체 개발자와 술잔을 기울인 적이 있다. 게임 개발 후, 메이저 퍼블리셔와 성공적인 런칭, 유료화 모델의 안착으로 이제 허리를 펴고 살만하다는 너스레로 이야기가 시작됐다. 첫 번째 게임이 성공했으니, 이제 슬슬 차기작을 준비해야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미 개발단계에 들어간 게임이 있다고 답했다. 놀랍게도 온라인게임 타이틀이 아닌, 콘솔 타이틀 개발 중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기존에 PC패키지 게임을 만들던 노하우를 살려, 온라인 기술과 접목해서 차세대 콘솔기기 중 하나의 기종으로 타이틀을 개발 중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타이틀 개발을 리드하고 있는 메인 개발사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아! 그 회사’라고 무릎을 칠만한 회사였다. 그리고 올해 9월에 열리는 동경게임쇼에서 타이틀을 발표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온라인개발사로서 쉽지 않은 플랫폼의 다변화에 존경을 표했고 첫 타이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에 대해서 미리 축하의 말을 건네기가 무섭게 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유인 즉, 서드파티로 참여를 시작했는데 동경게임쇼 발표에서 서드파티인 그들의 회사명을 제외시켰으면 하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이다. 메인 컨셉 이외에 그들이 그 동안의 기술과 노하우로 개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없다는 이유로 제외시키겠다는 것. 만약 서드파티로 이름을 삽입할 경우 마케팅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이 메인 개발사의 입장이었다. 물론 메인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중소 신생개발사의 이름과 같이 나오는 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기술력을 믿고 노하우를 인정했기에 서드파티, 참여를 승인한 것이 아닌가. 정작 개발사는 괜찮다는 말을 했다. 경험이 우선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동경게임쇼 이후, 작품이 출품할 때는 서드파티로 이름을 인정해준다는 약조를 받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었다. 국내 콘솔게임 개발사들의 현재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현재, X박스360의 경우 국내 50여개의 개발사가 타이틀 제작에 참여를 하고 있고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경우에도 적지 않은 개발사들이 타이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게임의 서드파티로 참여한다는 개발사들은 극소수에 불구하고 아직 개발인력의 충원에만 치중하고 있는 업체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콘솔게임업계 관계자의 귀뜸이다.

새로 개정되는 게임산업진흥법에서 플랫폼의 다변화를 꾀해 2010년 세계 3대 게임강국을 만든다는 정부측의 말과는 너무나 지금의 현실은 괴리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차세대기기 인력교육 및 지원에 대한 말뿐 실질적인 방안이 아직도 미흡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대로라면 2010년에도 ‘온라인게임만 조금 잘 개발하는 나라’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어쩌면 개발사의 회사명이 빠지더라도 서드파티로 참여해 노하우를 쌓는 편이 더 빠른 발전을 이룩할지도 모른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나와있는 문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콘솔게임 개발업체들이 무엇이 가장 시급한 문제인지, 어떻게 콘솔게임 메이저 개발사들과 연결을 해줄 수 있는지 등의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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