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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때려치우자!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10.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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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현재 국내 게임산업을 대변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리니지 계정도용 사태’에서 타인의 주민등록법 도용으로 인한 개인정보유출로 된서리를 맡은 게임업계는 이후, ‘바다이야기 사태’로 치명상을 입었다. 두 사건 모두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알고 있음에도 방관했다는 점은 용서받을 수 없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는 한심해 보인다. ‘일단 닥치면 하자’라는 식의 정책은 그 동안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음에도 너무 안일했다. 정부는 물론, 게임업체, 협회, 언론까지도 게임산업에 대해 다시 조명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수출 효자상품으로 게임산업을 육성한다는 미명 하에 음지에 대한 치료를 소홀히 했다. 정작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 책임을 회피했다. 같이 고민하고 산업을 보호, 육성해야할 이들이 자신들 보신에만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 또한 부족했다. 여전히 똑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12월 또 다시 금연법 시행에 대한 정부의 미봉책이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완전 금연법은 피해갔지만, 흡연구역 칸막이로 PC방 업주들은 불만은 팽배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미봉책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자칫 집단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으나, 그들에게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기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12월 대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협회, 정부, 게임업체 모두 방관하고 있다. 문제가 터진 후, 또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급하게 대안을 마련할 것이 눈에 선하다. 언론도 문제다. ‘바다이야기 사태’에서 게임산업을 향한 마녀사냥식 보도는 같은 언론인으로서 답답했다. 물론, 시시비비는 정확히 가려야한다. 그렇다고 게임산업 전반을 매도하는 행위는 지양했어야 했다. 이런 생각이 기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일 수도 있다. 게임 전문매체 기자로 비빌 언덕을 위한 궤변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게 보인다해도 좋다. 안일한 정부정책을 믿지 못하겠고 말만 앞세우는 협회도 더 이상 신뢰가 가지 않는다. 게임업체의 방관에 진절머리가 난다. 욕을 먹더라도 해야할 말을 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할 것이면 다 때려치우자.” 게임산업을 육성해서 문제만 일으킬 바에야 포기하자. 대안은 간단하다. 게임산업과 관련된 일을 매달 공청회를 열어 앞으로의 사태에 대해 대비하면 된다. 형식적인 공청회를 떠나 실제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 대책 마련에 한번이라도 더 고민한다면 좀더 좋아지지 않을까. 공청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진짜 게임산업을 살리는 일이 무엇인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매번 단합된 힘을 보여 게임산업을 살여야한다는 주장도 이제는 지겹다. 이런 글로 자위를 하는 내 자신도 한심하다. 그래도 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반성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고마울 것 같다. 언제나 탄탄대로를 걸을 순 없다. 게임산업도 마찬가지다. 비바람과 풍파를 맞으며 전진하고 있다. 이런 풍랑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이제는 제발, 제발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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