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성진의 게임속으로 39회] 과몰입·중독성·재미의 ‘차이’

  •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소싱팀장 김성진 harang@neowiz.com
  • 입력 2008.12.22 09:0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엔(그래봤자 10년도 안 됐다) 게임을 평가하기 위한 항목 중 하나로 중독성이 존재했었다. 온라인게임이 활성화되기 전이고 게임이라면 당연히 패키지를 지칭하던 시절이었는데, 중독성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였다.


당시의 중독성이란 의미는, 유저가 미션이나 퀘스트를 끝까지 클리어하고 반복해서 플레이할 만큼 재미가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타이틀 판매량이 저조할 테니 말이다. 다시 말해 얼마나 재미가 있냐는 척도로 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플레이의 끝이 없는 온라인게임에서 비롯된다. 기본적으로 ‘여기까지 하셨으니 이제 더 이상 보여드릴 것이 없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개념이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따라서 중독성 높은 온라인게임은 유저를 컴퓨터 앞에 마냥 붙어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폐인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게임중독증이라는 말까지 등장하면서, 중독성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이고 반사회적인 의미를 띠게 된 것이다. 게다가 PC방은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아닌가. 과몰입이란 단어는 게임중독증을 조금 부드럽게 만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냥 같은 뜻이다. 말의 어감이 주는 느낌을 낮춰 일반인들이 받아들이는 첫인상과 인식을 조금이라도 헷갈리게 만들려는 방법이라고 해야 하나.


사전에서 중독을 찾아보니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라고 나온다. 마약 금단 현상처럼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단계까지 가야 중독인 것이다.


유저에게 온라인게임을 못하게 강요하면 병적 상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대체로 연령층이 낮은 까닭에 자기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례가 아주 드물지만 없다고 장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미가 높을수록, 강도가 셀수록 그 작품은 잘 만든 게임이다. 게임의 본질은 놀이의 하나이기 때문에 당연히 재미가 있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유저를 충족시켜야 한다. 시간이 간다는 사실을 잊게 하고 몰입하는 동안은 세상사를 뇌리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결국 상업적 관점에서는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 훌륭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착각하지 말아야 할 점은, 온라인게임이 콘텐츠로 유저를 중독 시키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발판만 만들어주고 나머지는 유저들끼리 알아서 해야 할 몫으로 넘긴다. 그래서 정확히 말하면 온라인게임에서의 중독이란 커뮤니티에 있다. 타인과의 끈끈한 관계와 낯선 이들과의 안전한 만남이 본질이다. 여기서 파생되는 욕심과 경쟁, 탐욕이 중독증으로 현상화 되는 것이다.
가끔 온라인게임은 유저들의 마음을 담은 인터넷 공유 폴더라는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