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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비전의 ‘무모한 도전’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12.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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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여 간 콘솔 담당기자를 하면서 국내 콘솔업계를 돌아보면, 다른 분야에 비해 유난히 ‘힘들다’, ‘어렵다’ 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닌텐도DS가 신화적인 성공을 이루고, 국민소득도 많아지고(물론 최근 경제는 어렵지만), 콘솔게임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을 보면 때로는 의아한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사실 콘솔 업계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는 딱히 분석하지 않아도 뻔하다. 콘솔은 박리로 공급하고 게임 타이틀에서 이윤을 남겨하는 수익 구조를 한국에 적용했더니 정작 한국에서는 게임타이틀이 제대로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팔리는 이유도 명확하다. 불법복제, 중고거래, 병행수입, 로컬라이징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러한 해묵은 문제를 다시 꺼내든 이유는 바로 국내 게임개발사 펜타비전 때문이다. 펜타비전은 자사가 개발한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불법복제가 쉽고 횡행하기로 유명한 PSP 플랫폼으로 출시해서, 국내만 수만 개 씩 팔아치운 장본인이다. 물론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불법복제가 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국내 유저들은 정품을 사서 플레이 한다. 애국심하고는 별개의 문제다.


이러한 자신감 때문일까. 펜타비전은 최근 PC패키지용 ‘디제이맥스’ 신작을 발표했다. 90년대 후반까지 PC패키지 게임을 개발한 국내 유명 개발자들도 이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최악의 불법복제 플랫폼을 선택한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전국에 청소년 게임장도 거의 없는데 아케이드 플랫폼 신작을 내놓았다. 아케이드가 활성화된 일본을 비롯해 해외 수출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을지 염려가 들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펜타비전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PC패키지나 아케이드 플랫폼에서도 펜타비전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경우, 국내 게임산업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시금석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제점을 극복하기 보다는 무조건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긴 여타 게임사들에게도 좋은 선례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펜타비전의 무모해보이는 이러한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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