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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 안일범 기자 nant@khan.kr
  • 입력 2009.02.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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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게임 회사라면 누구나 한번 쯤 꿈 꿔 봄직한 위치의 회사다. 국내 최고의 매출액을 자랑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도 이 위치에 까지 오르기에는 소위 ‘라면만 먹는’ 시절이 있었다.


지난 97년 첫 설립될 당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괴작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을 하나에 몬스터 몇 마리, 그리고 전사와 엘프 만으로 모든 것을 진행해야 했던 게임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다만 상용화 이후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개발에 투자하면서, 게임은 화려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거쳐 지금의 엔씨소프트가 있게 된 것이다.


불과 1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엔씨소프트는 수천억을 호가하는 기업 가치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 13일 엔씨소프트의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 콜을 통해 발표된 2009년 예상 매출만 5천 억원선이다. ‘리니지’, ‘리니지2’의 탄탄한 지지기반 하에 ‘아이온’의 국내 PC방 매출 및 해외 상용화 금액이 포함된다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컨퍼런스 콜을 통해 발표된 자료를 살펴보면 엔씨소프트는 2008년 한해에만 게임 개발과 관련해 소요되는 비용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2009년에는 더욱 증가한 1,400억원을 게임 라인업 확보에 투자할 계획이다. 불경기다 돈맥 경화다 서로가 움츠리는 가운데, 꾸준한 투자를 거듭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조차 “매출액 대비 순매출이 높지 않다”고 말하며 “과도한 투자”라고 지적하지만, 엔씨소프트는 확고한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작 라면을 먹을지라도, 그 돈을 아끼면서까지 게임에 많은 것을 투자한 그들의 과거가 떠오른다. 그들이 업계 1위 자리를 꾸준히 고수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12년 동안 쌓이면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만들었고,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방식은 오는 2010년에도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초특급 기대작으로 명성이 자자한‘블레이드 앤 소울’과 ‘길드워2’를 갈고 닦으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제 2의 아이온’, ‘제 3의 리니지’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그들의 앞날은 밝기만 하다.


뚝심있는 1위 기업의 도전, 그리고 결코 안주하지 않는 자세는 업계 1위를 노리는 다른 기업들이 배워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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