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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게임을 돌려줘!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1.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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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게임들이 등장하고 또 사라졌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뛰어난 작품도 있었던 반면에 유저들의 눈길 한번 받지 못한 채 사라진 작품 또한 많았다. 그 중 어느 정도 유저 수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회사의 사정에 의해 서비스를 중단 해야만 했던 게임들도 있었다. 이를 아쉬워하는 일부 유저들은 ‘추억’을 잊지 못하고 게임을 그리워했다. 이들은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확산되기 시작한 ‘샤이닝 로어 부활운동’이나 ‘택티컬 커맨더스 부활운동’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 같은 ‘부활운동’이 일어나기 몇 년 전에 벌써 이런 경우를 겪은 게임들이 있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전설의 머드게임들
‘단군의 땅’과 ‘쥬라기 공원’은 국내 온라인게임이 전무하던 1994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머드(Multi User Dungeon)게임으로, 텍스트만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MMORPG다. 이들은 PC통신 세대의 유저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을 만한 게임으로, 당시 월 매출이 1천만 원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이후 그래픽 엔진이 도입된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의 등장으로 인해 서서히 몰락기를 거쳐 1998년경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수많은 유저들이 이들 게임을 다시 플레이 하고자 했지만, 서비스 회사들은 이미 업종을 변경했거나 차기작을 출시해 더 이상 이들 게임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유저의 손으로 환생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게임이 부활했다. 이는 개발사나 서비스사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개인 유저에 의한 것이었다. 이 게임들을 즐기면서 성장한 게임 개발자 지망생들이 실력을 쌓아 ‘유사하게’ 만들어낸 것. 그들이 게임을 ‘복원시킨’ 이유는 ‘꼭 다시 한번 하고 싶어서’였다. 이는 머드게임이라는 특수한 장르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머드게임은 방대한 텍스트와 작업 양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흉내낼 수 있었던 것. ‘쥬라기 공원’은 2001년 12월부터 ‘쥬데직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평균 100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단군의 땅’의 경우 2004년 6월부터 동명의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서버당 동시 접속자 제한에 의해 20명선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프리서버가 아니다
‘샤이닝로어’의 경우 프리서버 문제로 엔씨소프트와 동호회간의 잦은 충돌이 있었다. 때문에 여러 서버가 문을 열고 닫기를 반복했을 정도다. 머드게임도 역시 엄연히 ‘저작권법’의 적용을 받는 게임이므로, 서비스사와의 갈등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저작권법’의 간섭 없이 장시간 동안 운영될 수 있었다. ‘쥬라기 공원’의 경우 ‘패러디’의 형식을 빌려 이름을 개명하고 게임방식을 변경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저작권 망을 피할 수 있었고 ‘단군의 땅’의 경우 서비스사인 마리텔레콤(메디슨텔레콤에서 사명 변경)의 허락을 받아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게임은 계속되어야 한다
수 많은 게임들이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샤이닝 로어’나 ‘택티컬 커맨더스’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머드게임 들과 ‘울티마 온라인’ 같은 게임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쫓고 쫓기는 싸움을 거듭할 뿐이다. 한편에서는 프리서버를 운영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내세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저작권’을 앞세워 탄압만을 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옛 말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게임을 가지고 있더라도 서비스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저작권’은 분명히 특정 서비스 사나 개인의 권한임에 틀림없다. 그것을 서비스할 것을 결정하는 것도 그들의 몫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돈’만이 게임을 개발하는 목적이 아닐 터, 게임을 원하는 이들이 있다면 위의 사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물론 게임의 팬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서비스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마냥 조르거나 또, 마냥 견제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통해 상호간에 보다 좋은 결론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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