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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엔타즈」대표이사

  • 이복현
  • 입력 2003.08.2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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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직원들하고 산속에서 내공을 닦아 왔다”고 히트 게임 개발의 비법을 알려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대답하는 김현수 사장(35)의 말끝에서 진짜 내공이 느껴졌다.

회사의 모토가 ‘DIFFERENTATE OR DIE’(차별화가 없다면 죽어버려라!!!)여서일까?
엔타즈의 무시무시한 회사방침 만큼이나 김현수 사장의 이력도 독특하다.

영화 조연출, 광고대행사 PD, 방송국 PD 등을 걸쳐 지금의 엔타즈를 설립했다. 같은 엔터테인먼트의 범위안에 들기는 하지만 영화, 광고, 방송 분야의 연출 이력이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영상 산업의 최일선에서 일하던 그가 모바일게임 사업으로 갑자기 방향을 전환한 이유를 묻자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갈증”이라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게임에 대한 즐거움과 고생스러움을 표현한 멋진 말이 아닐 수 없다.

과거 매일경제TV(MBN)에서 PD로 일하던 어느 날 공장에서 상품을 찍어내듯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보다 창조적인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용단을 내려야 했다.

서른 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그것도 남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인 방송국 PD라는 직업을 포기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자신의 가지고 있는 능력과 끼를 믿었고 자신의 예지능력을 믿었다.

2003년에 이르러서 엔타즈가 1위를 할 수 있고 고스톱게임 안만들어도 1등을 할 수 있다는 것 등이 김현수사장이 예상한 목표였는데 너무도 우습게 올 7월에 엔타즈 매출 1위, 작년에 조폭축구 1등으로 각각 이 목표라면 목표고 예지능력이라면 예지능력이 이루어지고 만 것이다.||모바일 업체중에 엔타즈만큼 독특한 회사도 드물다.
첫째 공식처럼 여겨지는 도박게임을 만들지 않는 다는 점. 둘째 브루(BREW)게임만을 고집한다는 점. 셋째 창작게임을 주력으로 제작한다는 점 등 현재 다수의 유명 모바일 업체들이 지향하는 바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게임을 제작하여 수많은 히트게임을 만들었다.

이러한 독특한 회사 방침이 원동력이 돼서 일까? 최근 엔타즈에서 만든 게임들을 열거해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조폭축구2’, ‘둠 크라이시스’, ‘미소녀비치발리볼’, ‘SBS인기가요’, ‘KBS음악캠프’ 등 2003년들어 KTF에서 빅 히트한 게임들은 대부분 엔타즈 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있는 이유가 단순하게 히트게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히트게임의 내용에 있는 것이다.

현재 KTF내에 베스트 게임에 10개의 게임이 엔타즈에서 개발한 게임이라고 한다. 수백개의 모바일업체가 경쟁하고 있고 그중 1개의 베스트게임도 올리기 힘든 현실에서 10개의 베스트게임을 만들어냈다는 것도 놀랍지만 더더욱 놀라운 것은 모두가 자체 기획한 게임들이라는 것이다.

엔타즈는 고스톱, 포커, 오목과 같은 보드 게임들은 기획하지 않는다.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 기획되어진 게임들은 만들지 않는다는 게 기본방침이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기존게임의 형태를 가지고 와야 할 경우에도 무조건 모바일에 맞게 게임형태를 변형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기본 규칙들 때문에 회사 설립이후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간의 노력과 고생 때문이었는지 지금에 이르러 나오는 게임마다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베스트게임 중 도박게임을 제외하고 나면 50% 가까이가 엔타즈 게임이고 보면 자체기획 게임 능력은 국내최강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많은 개발사들이 말로만 창작게임을 부르짖으며 대부분 개발하기 쉬운 고스톱게임이나 유명 게임들과 라이센스를 맺어 손쉽게 개발하는 상황을 짐작하면 엔타즈게임의 가치는 더욱 돋보인다.||엔타즈에는 직원이 30여명이 있다. 모바일 게임 업체로는 꽤 큰 규모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30여명 모두가 브루게임만을 개발한다.

이 정도의 규모가 되는 모바일게임 업체는 대부분 GVM, 브루, 자바(JAVA) 게임을 골고루 개발하는데 엔타즈는 브루만을 고집한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김현수 사장은 “벤처기업의 속성상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잘하기가 어려워 한가지만이라도 잘해보려고 브루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엔타즈는 지난 7월 KTF내에서 월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컴투스나 엠드림같은 모바일 게임의 쟁쟁한 회사들을 자체기획게임으로만 물리친 것이다.

올해 매출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올해는 KTF내에서 확실한 일등(경쟁력)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김 사장은 대답한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전자계산기나 두들겨가며 맞춰 가는 예상 매출액 보다는 다른 회사와의 경쟁우위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경쟁우위가 확보되면 자연히 매출은 따라서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내실을 기하는 김현수 사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에 대해 김현수 사장은 엔타즈의 사훈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DIFFERENTATE OR DIE(차별화 해라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이 다소 살벌한 내용이 엔타즈의 사훈이라고 한다. 원래 이 문장은 ‘튀지말고 차별화하라’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잭 트라우트의 유명한 마케팅 서적의 원제라고 한다. ‘GOOD TO GREAT’(성공한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와 더불어 김 사장이 엔타즈를 이끌어 가는데 모범답안지로 삼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경쟁우위확보에 대한 거듭된 기자의 질문에 더 이상은 곤란하다고 얘기하면서 손가락 끝으로 한쪽 벽면을 가르킨다. 손가락 끝에는 수백권의 책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오늘 안에 저 책 내용을 다 이야기 해줄까? 라는 표현인 것이다.

그러면서 이미 모든 것에 대해 다 얘기했다고 한다. 엔타즈가 최근 빅히트 게임을 계속해서 양산해 내는 비법도 KTF내 매출 1위로 우뚝 올라선 이유도 차별화 해야한다는 회사의 사훈에 있다고 한다.

차별화는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유일한 방안이기 이전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모바일게임 업체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얘기한다.||내년도 계획에 대해 조심스럽게 얘길 꺼냈다. 일본과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내년도 엔타즈의 가장 큰 사업 목표라고 한다. 해외진출도 브루게임 만을 가지고 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일본하고는 이미 많은 부분 진전이 있는데 11월에 서비스 예정인 KDDI내 네트워크 게임이라는 카테고리가 엔타즈에서 만든 네트워크 게임 6개로 꾸며질 예정이다. 일본에서 첫 시도되는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을 엔타즈에서 만든 게임으로만 채워진다는 것이다.

언뜻 들어도 파격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무선 인터넷 선진국 일본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엔타즈의 게임만으로 채우는 일은 이미 엔타즈의 게임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한다는 것이다. 어디서 갑자기 이런 회사가 튀어나왔는지 놀랍기도 하다.

엔타즈 같은 회사가 있기에 벌써 모바일 게임 강국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13억 인구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핸드폰 속에서 엔타즈가 만든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꼈다.||▪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동국대학교 영화과 대학원 수료
▪ MBC애드컴 제작 프로듀서
▪ 매일경제TV 프로듀서
▪ 인츠닷컴 사업본부장
▪ 현 엔타즈 CEO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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