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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한빛소프트」사장

  • 지봉철
  • 입력 2003.06.3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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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소프트 김영만 사장은 자신에게 들이닥친 위기를 촉매제로 활용해 국내 게임산업을 부양시킨 경영인이다. 그에게 다시 한번 시련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에게 시련은 도전의 발판이자 기회이다.

최근의 예다. ‘워크래프트3’ 확장팩의 판권이 손오공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김영만 사장은 한빛소프트에서 자체개발한 풀3D 온라인 게임 ‘탄트라’의 제작발표회장을 찾았다. 그의 머리에는 ‘워크래프트3’ 로고가 박혀진 모자가 씌여 있었다.

김 사장은 아직도 ‘워크래프트3’ 원본은 한빛소프트가 판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확장팩의 마케팅이 성공하면 원본의 판매량은 당연히 늘어난다. 확장팩은 원본이 있어야만 게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한빛소프트가 ‘워크래프트3’ 확장팩의 국내 판권 확보에 실패한 것이 악재로 작용해 향후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원본과 확장팩이 분리돼서 판매되는 것은 마케팅적으로는 큰 손실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확장팩이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원본 또한 많이 팔려나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가 판권업자가 됐든 확장팩에 대한 반응이 좋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현재 ‘워크래프트3’ 원본의 판매량은 약 70만장이다.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그러나 그간 한빛소프트가 유통해온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와 비교했을 때는 결코 높은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아직 확장팩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워크래프트3’ 확장팩이 시장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내는 경우다.

그렇다면 한빛소프트의 선택은 옳은 것이 된다. 결코 적지 않은 로열티에 확장팩을 원본 유통사라는 이유 때문에 안고 가야하는 부담을 떨어냈기 때문이다. 김 사장 말처럼 위기는 항상 기회일 수도 있다는 것이 증명될 수도 있다. 도박사라면 한번에 큰 이익을 얻기위해 과감히 모험을 선택하지만 사업가라면 합리적으로 손실이 적은 쪽을 선택하게 마련이다.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 블리자드 모두 한빛소프트의 파트너입니다. 그동안 한빛소프트의 기반이었죠. 그리고 이것이 서로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보는 것이 적당할 거 같습니다. 비벤디, 블리자드와는 앞으로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워크래프트3’ 확장팩에 대한 판권은 한빛소프트의 체질개선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한빛은 패키지 유통 중심의 사업 구조는 유지하되,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선봉에 김 사장이 서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한빛에서 자체개발한 ‘탄트라’는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3년여에 걸쳐 개발인원 60여명, 제작비만 50여억원을 투입해 만든 첫 온라인 작품이다.

김 사장도 처음 게임사업을 시작할 당시처럼 의욕적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 ‘탄트라’의 음성녹음에 직접 참여한 것도 이런 이유다. 김 사장은 ‘탄트라’에 등장하는 만다라 마을의 제사장 ‘비난타’역과 도끼 공격이 주특기인 난쟁이 몬스터의 ‘괴성’역할을 맡았다. 양지운 강희선 등 국내 정상급 성우들과 더불어 김 사장까지 목소리 연기에 직접 참여한 것이다.||“‘탄트라’ 음성녹음에 직원들과 직접 참여한 것은 쑥스럽지만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안주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다시 뛰겠다는 마음가짐의 표현이기도 하죠.”

김 사장의 기대대로 ‘탄트라’는 현재 탄력을 받고 있다. 공개시범서비스를 실시하기 전부터 인터넷에서 파격적인 티저 광고를 내보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프로게이머 강도경과 박정석 선수를 모델로 내세워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광고로 시선을 확 사로잡은 것.

지난달 말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가입자수 18만명에 최고 동시접속자수 4만명을 기록했으며 현재도 약 3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있다. 기존의 게임들과는 달리 고대 인도신화를 배경으로 브라흐마·비슈누·시바 등 세 종족간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는 특징이 게이머들에게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인기가 높은 만큼 불만도 많다.

“대당 1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서버 5개를 준비해 오픈했죠. 이 정도면 넉넉할 것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픈 당일 몰려든 유저는 무려 7만명에 달했습니다. 로그인 서버가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거죠. 운영이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게이머들이 ‘탄트라’에 대해 갖는 기대가 이만큼 크구나 하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버가 서서히 안정화를 찾기 시작하자 게이머들의 불만도 점차 칭찬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각 검색 엔진의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탄트라’는 3위권에 올랐다. 심지어 아이템 판매 사이트에서도 ‘탄트라’ 관련 품목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탄트라’의 팬 사이트도 무려 200여개(회원 8만여명)나 개설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 동안 PC게임업체로 인식돼 온 이미지를 벗고 온라인 퍼블리셔로 발돋움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위기를 촉매제로 활용해 국내 게임산업을 부양시킨 경영인 김영만 사장. 서서히 그의 또 다른 도전이 성공의 결실을 맺고 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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