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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비벤디유니버셜게임스」지사장

  • 지봉철
  • 입력 2003.03.0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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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물음이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이외로 간단 명료하다.

“국내 유통사 선정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누구랑 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성공하느냐가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는 것과 그리고 지금 당장은 그 게임들이 현재 제작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원칙은 저희 게임을 최고로 마케팅 혹은 서비스할만한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한정원 지사장은 게임의 품질이 그 게임의 가치와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철학은 게임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바탕이 되고 있다. 한 지사장에 게임계 경력을 살펴보면 이런 철학의 근간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가 거둔 게임계의 실적을 살펴보자. 그가 국내 게임시장에서 거둔 실적을 살펴보면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단 하나의 게임 이름만 대도 그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더 확인이 필요하다면 그의 경력에서 몇가지 게임이름과 회사를 더 추가하면 된다. ‘다크레인’, ‘EA’, ‘커맨드앤컨커’, ‘디아블로2’, ‘워크래프트3’, ‘비벤디유니버셜게임스’. ||그는 LG소프트 시절 ‘스타크래프트’ 라이센스 취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스타크래프트’는 국내에서만 약 3백만장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게임을 보는 그의 안목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스타크래프트’는 국내 게임시장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역할을 했다. 국내 PC방 사업의 발달과 온라인게임의 성장이 결코 무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국내 게임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은 ‘스타크래프트’를 국내에 들여온 그에게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EA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국내 첫 해외직배사 탄생을 진두지휘한 것도 바로 한 지사장이다. 1998년 그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다. 바로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EA의 한국 지사를 설립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당시 국내 게임유통시장은 용산을 중심으로 한 재래시장의 형태였다. 유통사가 총판을 선정해 매장관리를 하는 방식이었다. 유통구조가 많아질수록 마진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 게임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다.

한 지사장은 주위에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직접판매방식을 선택했다. 품질좋고 재밌는 게임이라면 직판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의 선택은 적중했고 게임가격은 3만원대로 내려갔다. 최고급 품질의 EA타이틀을 다른 국내 유통사의 타이틀보다 많게는 2만원, 적게는 1만원 가량 싸게 시장에 공급한 것이다.

무자료거래가 관행이었던 용산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지만 품질좋고 재밌는 게임을 출시하는데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게이머들이 계속해서 EA제품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한 지사장이 출시한 타이틀로는 ‘커맨드앤컨커 타이베리안선’, ‘울티마온라인’, ‘피파’ 시리즈 등이 있다. ||“EA와 비벤디의 한국에서의 성공은 좀 다릅니다. EA는 세계적인 배급사답게 유통에서 성공하는 공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EA코리아도 EA의 성공공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죠. 반면 비벤디는 한국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향력이 높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여타의 경쟁사들보다 한국시장을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지사장은 지난해 ‘워크래프트3’ 출시를 앞두고 비벤디로 자리를 옮겼다. 블리자드·시에라 등 세계 유력 게임업체를 거느린 비벤디가 한 지사장을 선택한 것은 그의 경력을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다. 그가 부임한 비벤디코리아는 비벤디의 국내파트너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설립된 회사다. 당연히 수동적인 활동을 전개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엔 ‘워크래프트3’ 유통사가 이미 선정된 직후 회사가 설립됐기 때문.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비벤디 게임들에 대한 유통사 선정작업을 비롯해 직접적인 자금투자, 세밀한 피드백, 법률적인 자문 등 파트너사와의 협력관계를 보다 더 공고히 할 계획이다.

“올해 비벤디코리아는 국내 게임시장에 대해 적극적인 정보획득과 분석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파트너사와도 보다 더 적극적인 유대관계를 맺을 생각입니다. 비벤디의 대표적인 국내 파트너인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처음으로 여러부분에서 호흡을 맞춰봤지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비벤디는 다양한 플랫폼의 대작 게임들을 연속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한 지사장이 애정을 갖는 분야는 PC게임 시장이다.
“PC게임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생각입니다. PC게임시장이 육성되고 바탕이 돼야 다른 플랫폼들이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들 PC게임시장이 죽었다고 걱정을 하고 있지만, PC시장은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큰 분야입니다.”

그렇다고 온라인과 콘솔 시장을 소홀히 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올해 국내에 출시될 비벤디의 라인업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고스트’를 비롯해 ‘반지의 제왕’, ‘발더스게이트3’, ‘호빗’, ‘헐크’ 등 온라인, 콘솔 등 전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특별히 ‘헐크’와 ‘반지의 제왕’은 영화와 함께 국내에 출시될 게임으로 영화 개봉에 맞춰 대형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다.

“콘솔분야는 게임기 보급이 선행되야 하므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온라인분야는 처음 접해보는 분야라 설레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한 지사장뿐 아니라 블리자드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사업분야다. 그만큼 국내 게임업계에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작품이다. 최근엔 몇몇 게임회사의 이름이 호사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지만 그의 대답은 단호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관련한 루머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아직 결정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한 지사장은 국내 게이머들의 게임성향이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입시교육제도와 많이 닮아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점을 국내 게이머들이 다양한 전략보다는 정석에 의해 플레이하기를 좋아하고 보편화된 공식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든다.

“해외게이머와 국내게이머의 가장 극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예로 들자면 해외게이머들은 여러형태로 다양하게 게임을 즐깁니다. 그에반해 국내게이머들은 정석적인 플레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죠. 최적화된 공식을 습득하고 그 공식대로 플레이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참고서대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거죠.”

그러나 한 지사장은 국내 게이머들의 수준을 높이 평가한다. 좋은 게임을 빨리 알아본다는 것과 고급게이머들이 많다는 점이 그것이다. 국내 게임시장이 해외에서 높게 평가를 받는 것도 수준높은 게이머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스타크래프트’ 등 블리자드 게임들의 성공은 그의 선택보다 좋은 게임을 빨리 알아보는 국내 게이머들의 높은 안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믿고 있다. 좋은 게임은 게이머들이 먼저 알아본다는 한 지사장. 한 지사장의 성공에는 게임의 가치를 이해하는 그의 철학이 바탕이 되고 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P&G (1994-1996)
▪ LG Soft (1996-1998)
▪ EA (1998-2002)
▪ VUG (2002-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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