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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호]「세중게임박스」사장

  • 소성렬
  • 입력 2002.11.0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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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게임 시장이 정착하는데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컴퓨터 1세대를 자부하는 사람으로 미래 산업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게임쪽 일을 은퇴하기 전에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지난 9월 15일 법인설립을 끝내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비디오게임기 ‘X박스’ 국내 유통업체로 선정 된 세중게임박스 한동호 사장의 취임 일성이다.

한동호 사장은 IT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지난 78년 대학교 졸업반이었던 그가 처음 입사한 곳은 동양시스템산업이었다. 당시만 해도 전자 산업 분야의 선두 주자였던 이 회사에서 한 사장은 컴퓨터 응용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제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입사해서 7년간 일했던 동양시스템산업은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하드 디스크를 개발 생산 했던 회사였습니다. 기술 개발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4년간 일한 뒤 3년은 영업 관련 일을 했습니다. 처음에 영업 관련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회사측에서 제의가 들어왔을 때에는 회사를 그만둘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때 동양시스템산업의 사장으로 계셨던 이명진씨가 ‘기술자의 끝은 공장장이지만 영업의 끝은 없다’라는 말을 저에게 해줘 결심을 바꾸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영업관련 일을 하면서 배운 점이 더욱 많았다는 것입니다.”

한 사장은 이 회사에서 ADD 미사일. 레이다 컨트롤 시스템 외 다수 설치 및 기술지원과 서울시 교통관제 시스템 설치 및 기술지원, 서울투자금융 금융 업무 온라인 구축 등 굵직 굵직한 사업의 성과들을 올렸다.

■ 친구들 꾀임에 빠져 회사 설립
자신의 실력을 인정 받으며 회사를 잘 다니던 그는 친구들이 사업을 해보자는 말에 84년 회사를 설립했다. 컴퓨터응용기술을 창업한 것.

“당시만 해도 컴퓨터라는 말 자체가 생소할 때 였어요. 그런데 회사 이름이 컴퓨터응용기술이었습니다. 그만큼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은 자신 있었습니다. 당시만해도 ‘벤처’ 라는 단어조차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벤처 1세대 기업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회사의 간판을 내리기까지 14년동안 정말 많은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한 사장이 설립한 컴퓨터응용기술이 개발한 시스템은 한국화약 화약 폭파 탄도측정 시스템 개발을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공문서 자동 수발 시스템 국산화 개발, ARS 시스템 국산화 개발, 교통부 항공전문자동중계시스템 국산화 개발, 국방부 E-메일 및 보이슴메일(Voice-Mail) 시스템 개발, 상공부 PC POS 시스템 국산화 개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한 사장은 “이 중 비록 국산화에는 실패했으나 상공부와 추진했던 PC POS 시스템이 자금 부족으로 사업화에 성공 시키지 못한 것은 후회된다”고 말했다.

■ 세중과의 만남
사업을 접게 된 데에는 세중의 천신일 회장과의 만남 때문이다. “우연히 천 회장님을 알게됐어요. 그런데 사업을 같이 하자고 하는 거예요. 망설였습니다. IMF가 오면서 제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결론이 나오더군요. 한 회사를 책임질 오너의 자격은 없다. 그러나 전문 경영인의 자질은 있다. 그래서 이틀만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는 컴퓨터응용기술을 접고 세중정보기술 부사장으로 세중과의 연을 맺었다. 그때가 99년 10월이었다. 한 사장은 세중에 입사해 1년간 세중 정보 기술 부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01년 10월 부터 자회사인 세중 컨설팅 대표이사 겸 부사장직의 업무를 1년간 수행했다.

한 사장은 세중에 입사한 뒤 세중이 향후 소프트웨어 유통을 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업체인 MS와 오라클 중 MS를 선택, 2년만에 3백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실적을 과시했다.

■ 새로운 도전 영역 ‘게임’
그동안 X박스 사업자 선정에 대한 발표를 미루고 있던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가 지난 18일 X박스 국내 판매총판으로 세중게임박스(세중)를 선정하고 게임기 사업협력을 공식 발표했다.

MS로부터 언제 사업자로 선정이 되었다고 통보를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 사장은 “지난 9월 3일 MS사로부터 공식통보를 받았다”면서 “단 MS 본사의 물류, 유통, ERP시스템에 대한 심사에 합격해야만 외부에 공표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에 의거, 10월 18일까지 늦춘 것이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한 사장은 X박스 공식 출시일정이나 가격, 한국형 X박스의 사양 등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출시일정은 금년내로 예정되어 있다.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X박스의 대표적인 게임 타이틀인 ‘HALO’, ‘DOA3’ 등이 한글화 진행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9월초 X박스 유통사로 내정돼
현재 MS의 입장은 우선 런칭하고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소프트웨어를 연속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한 사장은 일정을 늦추더라도 MS에서 한글화에 대한 성의와 의지를 보여야한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오는 12월 19일 대통령선거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시즌 때문에 X박스 홍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사장은 이에 대해 “오는 11월중엔 최종 결정이 나올 것이다”면서 “발매일이 12월 12일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그 이유로 “대통령 선거를 피하고 가격과 사용 코드도 같은 입장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11월 중엔 결론이 날것이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현재 전국 100여개의 게임 전문 판매점과 대형 양판점, 백화점 등을 주요 유통 파트너로 선정하고 홈쇼핑과 쇼핑몰로 유통채널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사장에게 X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2(PS2) 대해 비교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질문이 나가자 마자 “X박스와 PS2는 그 태생부터 틀리다”면서 “X박스는 기존의 PC에서 게임기로 변형된 종합가전제품이며 PS2는 8비트 게임기에서 진화된 고급 게임기이다”고 정의했다.

그는 “X박스와 PS2가 지금 당장은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겠지만 온라인게임이 활성화되면 상당한 차이점을 인식하게될 것이다”고 말했다. X박스를 구입한 유저는 큰 비용부담없이 쉽게 온라인 접속이 보장되는 반면, PS2는 온라인 접속에 필요한 추가 통신장비의 설치에 따른 번거로움은 물론, 상당한 비용이 지출해야만 하기 때문이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 “X박스는 PS2와 다르다”
PS2와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는 “고객이 판단할 문제다. 단, 현재 PS2가 좋은 타이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1년 후에도 그럴 것인지는 잘 생각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세중측은 현재 PS2와 가격 경쟁을 할 생각이 없다. PS2가 가격인하를 한다고 해서 따라 내리지도 않는다는 방침을 정해뒀다. 단순하게 원가분석을 해보면 X박스가 PS2보다 1.5배 비싸다. 한 사장은 “X박스의 한국내 판매 가격인하를 고려한다면 PS2의 가격과의 경쟁이 아니라 미국내에서의 X박스 판매가격에 따른 영향으로 봐줬음 좋겠다”고 주문했다.

한 사장은 “MS가 X박스에 온라인게임 기능을 첨가한 ‘X박스 라이브’를 11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다고 발표했지만 국내 출시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그러나 오는 2003년 내에는 가능하리라고 보고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세중이 할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이머들이 X박스 기종으로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기대작 ‘데드 오어 얼라이브3(DOA3)’와 ‘DOA익스트림’의 경우 연내 발매는 어려워 초기 판매가 힘들 것이라는 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DOA3 는 연내 발매가 가능하고 ‘DOA 익스트림’은 내년 1월중에 발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생년월일 : 1956. 2. 2.
▪ 학력
1961. 2. 천안중학교 졸업
1965. 2. 마포고등학교 졸업
1979. 2. 광운대학교 응용전자공학과 졸업
▪ 주요경력
1978. 9. ~ 1980. 12. 동양시스템산업㈜ 입사 및 기술부 CE요원 근무
1981. 1. ~ 1982. 12. 기술부 대리
1983. 1. ~ 1984. 9. 영업과장
1984. 10. ~ 1999. 9. 컴퓨터응용기술㈜ 창업 및 대표이사
1999. 10. ~ 현 재
㈜세중정보기술 부사장
㈜세중컨설팅 대표이사 부사장
㈜세중게임박스 대표이사 사장||■ X박스란 어떤 게임이라고 생각하나?
- X박스는 컴퓨터 게임과 온라인게임, 비디오게임의 장점을 융, 복합한 차세대 게임기이며 향후 디지털 홈 네트워크의 중심 플랫폼으로서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멀티풀 디바이스이다.

■ X박스가 과연 몇 대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는? 타깃층은?
- 내년도 X박스의 판매 목표는 총 20만대이며, 타깃층은 이미 비디오게임에 대해 알고 있는 기본 유저들 부터 공략해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X박스 라이브의 서비스가 본격 개시된 이후에는 온라인게임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리라고 판단한다.

■ X박스 마케팅 비용에 책정된 금액은 어느 정도인지, 집행은 어떤식으로 진행되는지.
- 세중은 X박스 판매를 위한 채널 마케팅을 전담하며 MS코리아는 상품 자체에 대한 제너럴 마케팅과 PR을 담당하게 된다. 세중이 내년 한 해 순수 채널 마케팅에 책정한 예산은 총 50억원 이며 MS도 비슷한 금액을 마케팅 비용으로 책정 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 나는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지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78년 초에 컴퓨터 산업에 입문해 현재까지 컴퓨터에 관련한 일만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컴퓨터 산업의 미래 산업이 게임 산업이고 나는 그 중심에 서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순수한 유저의 시각에서 접근 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철저하게 소비자와 게임 유저의 입장에서 무엇이 그들에게 궁극적인 이득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늘 고민할 예정이다.

■ 소니의 PS2와 X박스를 비교했을 때 다른 점 3가지만 말해달라.
- X박스는 철저하게 PC에 기반한, PC의 모든 기능을 갖춘 고성능 게임기이다. 따라서 기존 윈도우 기반의 사용 환경에 익숙한 유저 들에게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제공 할 수 있고, 하드웨어 장착을 통한 데이터 저장과 인터넷 접속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개발자 측면에서는 PC와 동일한 C++와 Direct X 기반으로 코딩이 이루어져 무엇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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