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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F2시스템」대표이사

  • 소성렬
  • 입력 2002.10.0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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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사장이 생각한 온라인게임은 단순한 2D 온라인게임 아닌 3D 온라인게임 이었다.

“게임제목이 ‘엔터프라이즈 미션’ 이었습니다. 세계최초, 국내 최초 였습니다. 당시 인터넷이라는 말조차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박 사장은 척박하기만 했던 당시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윈도우95 이전 단계인 하이네피를 이용해 게임을 개발했는데 너무 시기상조였습니다. 생각이 너무 앞서 갔던거죠. 시장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출시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98년 8월쯤 출시를 했습니다.”||이후 F2시스템은 아케이드게임 개발에만 주력했다. 지금까지 F2시스템이 개발 출시한 게임기는 기판(보드)게임과 경품게임, 특수게임 등 총 30여제품이다. 이중 박 사장이 제일 애착을 갖는 제품은 지난 97년 10월 출시한 포카게임 ‘베스타’와 2000년 3월에 출시한 댄스시뮬레이션 게임기 ‘테크노 모션’ 등이다.

“‘베스타’는 가장 많이 판매가 이뤄졌던 제품이었습니다. 문제는 ‘베스타’에 대한 불법 복제 였습니다. 당시 게임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자 동종 업계에서 너도나도 제품 카피에 들어갔습니다.”

박 사장에게 불법 카피는 가장 큰 시련이었다. 외국에서도 30만카피 이상 불법 복제돼 수출되는 등 F2 시스템의 제품은 출시되자 마자 카피의 대상이 되었다. 박 사장이 제일 애착을 갖는 제품은 ‘테크노 모션’이다.

“제가 생각해도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어 애착이 갑니다. 온라인게임 ‘드래곤 슬레이어’ 때문에 개발을 완료해 놓고도 계속 출시 일정을 늦추다 결국 판매 시기가 지나 버렸습니다.”

출시 시기를 놓쳐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박 사장은 제품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출시 시기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득했다. ||박 사장이 이끌고 있는 F2 시스템은 현재 직원이 35명이다. 아케이드게임 보드 FOX 1.0과 FOX 2.0을 개발해 뛰어난 개발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98년 12월 병역특례지정업체로 선정이 된 바 있고 99년 5월에는 벤처기업으로 지정되는 등 기업의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박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꾸준한 연구·개발만이 시장 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99년부터 아케이드게임기의 네트워크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겁니다.” 준비해온 기업과 준비되지 않은 기업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박 사장의 말이다.

박 사장은 기술력이나 노하우의 차이를 소비자가 느끼도록 제품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박 사장은 이외에도 두 개의 목표가 있다.

하나는 사원들을 위해 오는 2003년까지 사옥을 짓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개발자들에게 보다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입사하고 싶은 회사를 지향하는 박 사장의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하다. 여느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위해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코스닥 상장이요. 딱히 준비하지 않습니다. 꼭 상장사가 되어야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박 사장이 만들고자 하는 기업의 목표이다. ||■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 첫번째가 감각이다. 물론 여기에는 기획력도 포함된다. 게임이 어떤 장르로 개발될 것인지, 시장상황에 맞게 개발되는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두 번째, 타이밍이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게임을 시기에 맞게 출시하는 능력을 말한다. 셋째, 개발 능력이다. 사람들은 게임 개발에 있어 개발 능력이 우선시 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감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개발자 출신 CEO로 사업상 어려움이 있다면.
- 여러 가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거래처와 사업 마인드가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모르는 사람들을 비지니스상 만나야 할 때 특히 그렇다. 때문인지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다. 아무래도 비니니스에는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것 같다. 동종 업체 CEO들과 만나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호서대학교에 출강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 2001년 봄 학기 때부터 출강을 했으니 벌써 2년가까이 되간다. 프로그래밍 과정에 대한 강의를 맡고 있다. 주 6시간 강의를 하는데 서울에서 천안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아 수요일날 종일 강의를 하고 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프로젝트 성과물이 나올 때 보람을 느낀다. 반면 열심히 하려고 하는 학생들에 비해 학교 수업이니까 어쩔 수 없이 출석일수나 채우려고 하는 학생들을 볼 때면 마음이 씁쓸하다.

■ 국내 아케이드게임 산업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 국내 아케이드게임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침체 분위기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시장이 잠식 당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시장 활성화 방안을 위해서는 과감한 관련 법규제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언제나 문제가 터지면 뒷수습을 하려고 할 뿐 사전에 대처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국내 아케이드게임 산업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는 기반 기술을 정립하는 것이다. 기반 기술 정립없이 국내 아케이드게임 산업 육성안은 아무런 효과도 없다.

■ 아케이드게임 외에 다른 플랫폼도 개발을 하고 있는지?
- 아케이드게임 이외의 플랫폼도 개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유행을 타고 있는 게임은 개발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았던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 3D온라인게임이 대세를 이루니까 우리도 3D로 간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짐을 의미한다. 아케이드게임도 F2시스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색다른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올 연말 대한민국 게임 대전에서 F2시스템만의 색다른 게임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 향후 10년 뒤 F2시스템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 사옥이 있을 것이다. 아직은 사옥이 없다. 직원들에게 좀더 좋은 게임 개발 환경을 위해서라도 꼭 사옥을 준비하겠다. F2시스템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게임 개발사가 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다양한 플랫폼 개발을 하고 있는 멀티 엔터테인먼트 종합 회사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회사가 확장된다해도 게임 이외의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다.

■ 하루 일과와 취미, 가족 관계는?
- 9시 정도에 일어난다. 좀 늦은 편이다. 출근은 10시에서 11사이에 한다. 오전 중에는 개발 방향 지시를 하고 오후에는 찾아오는 손님들을 주로 만난다. 저녁을 6시 정도에 먹고 7시부터는 CEO가 아닌 개발자로 돌아간다. 퇴근은 새벽 3시 정도에 한다. 취미는 딱히 없다. 이전에는 운동을 많이 했었는데 개발에만 주력하기 위해 다른 취미 생활을 잠시 유보하고 있다. 가족은 아내와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지수, 4살인 아들 종찬이가 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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