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수영] 무용가 출신 여성 CEO 웹젠

  • 안희찬
  • 입력 2002.08.29 16:1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65년 마산 출생
-1984년 마산 성지여고 졸업
-1993년 세종대 무용학과 졸업
-1994년 : 뉴욕대(New York University)졸업. 예술대학 예술학 석사 (Tisch School of Art ;Master of Fine Arts)
-1996년(귀국후) : 미리내소프트 근무 - 해외 마케팅 업무 담당- 3D Card 미국시장 진출 업무 담당- 미리내소프트 미국지사 설립 등의 업무 담당
-1997년 GMBR 외국계 컨설팅회사 근무
-2000년 5월 : 웹젠 대표이사

웹젠을 찾아가면 늘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이 사장을 발견 할 수 있다. 그녀는 사람을 좋아하는 쾌걸이다. 사람을 끌어안는 특유의 미소를 지니고 있는 이 사장은 인재를 불러모으는 스타일임을 첫 만남을 통해 감지해 낼 수 있다.||특히 여성CEO이면서도 느껴지는 당찬 모습과 그 속에 감춰진 부드러움은 누구에게나 편하면서도 어머니같은 느낌을 전달해 준다.
이 사장의 이런 스타일 때문에 지난해 가장 성공한 게임 뮤의 개발이 가능했다. 처음 뮤를 만들기 위해 현재 웹젠에서 개발이사인 이기용 씨를 비롯한 개발자 2명을 만나 의기투합을 했을 당시, 이들은 뮤의 성공가능성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당대 최고의 개발자뿐 아니라 컨설팅 전문가인 이사장과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미국에서 무용 공부를 마치고 국내 복귀후 미리내소프트와 해외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미리내소프트를 다닐 당시 이 사장이 맡았던 업무는 해외마케팅 총괄업무였다. 이 사장은 이때 해외마케팅과 관련된 제반 업무를 모두 습득했다. 이후 해외컨설팅 회사를 다니면서 재무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 경영자의 자질을 갖추기 시작했다.
개발자들과 웹젠을 설립하기로 마음을 굳힌 이 사장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시켰다. 사업을 하면서 이 사장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은 미국에서의 생활이다.
미국에서 6년간 생활하면서 이 사장은 많은 것을 배웠고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비록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러 사람과 부딪쳤지만 ‘대중 속의 고독’을 체험하는 이 사장에게 미국서 배운 방법들은 힘들 때와 어려울 때 큰 힘이 돼 주고 있다.
이 사장은 미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가장 힘든 때였지만 보람도 그만큼 있었던 시기”로 정의하고 있다. 물론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을 배우는 시기였기 때문에 보람이 더 클 수도 있었지만 현재 하는 일에서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녀는 미국생활에서 얻은 또 하나 중요한 점으로 ‘창의력을 키웠다’는 점을 든다. 게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의력이다.
이 사장의 창의력은 회사 내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남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점을 이 사장은 가끔씩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 사장이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당시 습관화됐던 창의력 개발과 관련이 깊다. 이런 이유로 이 사장은 미국에서 생활했던 점에 대해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이와함께 그동안 자신이 경험했던 시간들도 웹젠에서는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미리내소프트에서 경험했던 해외마케팅은 뮤의 해외진출에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진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안을 제시해 주었고 해외컨설팅에서의 경험은 회사의 기본이 되는 경영과 자본의 흐름, 재정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힘을 실어 주었다.
이 사장은 게임에 대해서 남다른 애착심이 강하다. 특히 웹젠에서 개발한 뮤에 대한 애착은 어느 누구보다 강하다.
자신의 모든 것이 바쳐진 게임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재미를 부여하는 몇 안되는 게임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이 사장의 게임은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뮤가 3D 온라인게임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유도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겠다는 야심보다는 재미 부여의 한 방법으로 고려된 것뿐이다.
2D에서 재미가 부여된 게임이 3D로 만들어지면 더 큰 재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3D제작을 과감히 시도했던 것이다. 이 전략은 유효하게 게이머들에게 먹혀 지난해 가장 인기 있었던 게임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이 사장의 게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현재 그녀가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전환 교육이다.
게임산업 중 특히 온라인게임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에 맞는 법률이나 심지어 게이머들의 의식수준은 너무나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즉, 아이템 해킹이 발생하고 서버해킹 등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아직 게이머들의 의식수준과 게임 사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이런 부분을 없애기는 역부족인 상태지만 조금씩 해결해 나가기 위해 이 사장은 뛰어다니고 있다.
자칫 게임산업을 한걸음 후퇴시킬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남들보다 한발 앞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긍정적인 모습 이면에는 고민도 있다.||이 사장은 “지금과는 다르게 내일이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게 될 것이고 이렇게 조금씩 나아지다 보면 의식수준 향상으로 해킹 등의 범죄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 일을 해결하는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숱한 어려움을 뚫고 온라인게임 뮤를 서비스하고 있는 이 사장이지만 몇 가지 고민거리가 있다. 게임업계에서 돌고 있는 웹젠에 대한 소문 때문이다.
게임 서비스 초기부터 소문이 나 웹젠을 곤란하게 했던 ‘서버가 불안하다’는 소문은 아직도 이 사장을 괴롭히고 있다. 이 사장은 “현재 온라인게임 뮤의 서버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동시접속자가 3만명이 되면 다시 서버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며 “웹젠과 관련된 근거 없는 소문이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게임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이 사장이지만 아직도 무용에 대한 끈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온 후 자신의 무용단을 만들어 일년에 한 두 차례의 공연을 가졌지만 게임 사업을 시작한 후에는 단 한번도 공연을 갖지 못했다.
때문에 이 사장은 늘 어떻게 무용을 할 수 있을 까를 고민하고 있다. 무용에 대한 애정도 사업 못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주말이 되면 간단한 복장을 하고 째즈 클래스를 찾는다. 회사 근처에 자주 가는 S.F.A클래스에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서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째즈 클래스를 알게 됐고 이젠 이 사장이 ‘춤‘을 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다.
이 사장은 “춤을 추다 보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는 물론 삶의 충전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또한 새로운 기획이나 아이템 등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의 당찬 CEO로 알려져 있는 이수영 사장. 게임의 가장 중요한 것은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녀에게 앞으로 발생할 모든 문제들은 회사를 더욱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요소로서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웹젠은 앞으로도 해외진출이나 국내 서비스, 뮤의 뒤를 이어 개발될 게임 기획 등 산재해 있는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며 “관련 업계에서도 웹젠을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홍상표기자|photos@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