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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철] 게임업계의 '작은거인'「위즈게이트」사장

  • 안희찬
  • 입력 2002.08.2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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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부속고등학교 졸업
-중앙대 공과대학 / 대학원 졸업
-92년 셈틀설립(위즈게이트 모체)
-96년 메닉스로 사명 변경
-99년 위즈게이트로 사명 변경
-2001년 일본 현지 법인 글로벌 온 설립
-2001. 7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상 수상
-2001. 12 대한민국 벤처기업 대상 수상

게임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통하는 손 사장은 한마디로 통큰 남자다. 「위즈게이트」란 회사에 앞서 국내 게임업계를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열정 자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저작권 문제에 대한 대처도 손 사장의 통큰 결단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손 사장을 작은 거인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게임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지난 95년 「위즈게이트」를 설립한 후 98년부터 시작된 그의 게임개발 경험은 국내 게임 시장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했다. 처음 ‘넷바둑’을 천리안에 서비스하면서 갖은 고생을 겪었지만 그의 게임에 대한 열정은 쉽사리 사그러 들지 않았다.||대부분의 초창기 게임개발업체들처럼 산전수전을 겪었지만 손 사장의 게임사업에 대한 열정은 더욱 커졌고 현재 게임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처음 시도했던 넷바둑이 이제는 8백만 회원을 보유한 엠게임으로 거듭났고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게임만 초창기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다크세이버’를 비롯,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웜즈온라인’, ‘드로이얀’, ‘소마신화전기’ 등이 있다.
앞으로도 대중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은 ‘봄버맨’을 비롯해 ‘나이트 온라인’, ‘렌’즈 등 7∼8개에 달한다. 「위즈게이트」는 올해 서비스될 온라인게임 전체 동시접속자수만 따져도 50만명 이상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즈게이트」 손사장의 목표는 올해 동시접속자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처음 온라인게임 사업을 시작하게 한 ‘넷바둑’은 손사장의 취미이자 특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 손 사장의 바둑 실력은 아마 3급.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바둑을 즐길 수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온라인을 생각했고 결국 ‘넷바둑’을 만들어냈다. ||이후 손사장은 국내 온라인게임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다크세이버’를 개발, 국내 온라인게임의 기술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성공했다. 물론 손사장에게도 많은 시련들이 있었다. 서비스했던 ‘다크세이버’나 ‘넷바둑’에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였고 회사 자금 사정이 악화돼 곤란한 처지에 빠진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비온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위즈게이트」는 시련을 딛고 일어섰기 때문에 명실공히 국내 게임을 대표하는 업체로 성장하게 됐다.
그러나 손 사장도 나름대로의 고민을 안고 있다. 영화 ‘넘버 3’처럼 늘 게임업계에서 ‘넘버 3’로 통하기 때문이다. 보드게임인 ‘엠게임’이 보드게임 대표주자인 ‘한게임’에 비해 다소 뒤쳐졌고 ‘다크세이버’ 역시 늦게 출시된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의 인기에 밀렸다.
이런 이유로 인해 「위즈게이트」는 늘 넘버 3인 업체로 알려지게 됐고 손 사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했다.
시장진입은 가장 먼저 시도했지만 늘 다른 업체를 따라가는 모습을 띠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저작권 문제에 대한 손 사장의 결정에 대해서도 게임업계에서는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손사장은 이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가 전체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며 “자신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이번 결정도 이에 따른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손 사장은 우선 퍼블리셔 게임업체로 「위즈게이트」를 성장시키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국내에 한정된 퍼블리셔가 아니라 해외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글로벌 퍼블리셔로 게임업체간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우선 올해안에 7∼8개의 온라인게임을 선보여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업체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서비스될 ‘웜즈’와 ‘봄버맨’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일 계획이다.||‘웜즈’와 ‘봄버맨’의 경우 해외 PC게임을 온라인으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마케팅이 쉬울 것으로 예상되며 인지도도 다른 게임에 비해 빠를 것으로 손사장은 예측하고 있다.
이와함께 엠게임에서 「위즈게이트」의 모든 게임을 런칭시킴으로써 국내 포털 게임사이트로 성장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엠게임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단순히 보드게임을 서비스하는 사이트가 아닌 포털개념의 사이트로 인식시킨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위즈게이트」에서 서비스될 모든 게임은 엠게임의 아이디 하나로도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와함께 손사장의 이번 결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게임업체간 신뢰와 협력이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전략적 제휴나 투자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이 지론이기 때문이다. 업체간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협력이 이뤄져야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손사장은 다른 개발업체와의 제휴 때에도 그곳의 사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필요한 자금뿐 아니라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개발업체에서 개발한 게임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분배에서도 개발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계약을 추진한다. 우선 개발업체가 생존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해외시장에서도 다른 퍼블리셔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손사장의 이런 생각의 저변에는 국내 게임을 발전 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있다.
손사장은 “개발사가 개발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매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퍼블리셔가 해야할 일”이라며 “퍼블리셔의 매출에 신경 쓰기보다는 우선 개발사를 키울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발사들도 퍼블리셔를 믿고 따라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게임 산업이 현재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정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손사장은 새로운 문화 정착을 위한 한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게임의 유료화 전환에 대한 인식과 개발사들의 현실 직시 등의 선행을 손꼽았다. 그래픽이나 퀄리티가 높은 게임의 경우 무료로 진행될 때 게임개발사는 어쩔 수 없이 자금압박에 시달릴 수 없으며 그런 점은 게임업계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개발사들의 현실 직시 문제도 쉽게 게임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정확한 판단과 게임시장을 파악하고 난 후 개발에 착수해야 투자자나 개발사들이 손해를 보지 않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쉽게 국내 게임을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같은 생각 때문에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 독창적이면서도 독특한 장르의 게임이나 아이디어가 살아있는 게임을 개발한 업체에 중점을 둔다. 손 사장은 앞으로 신생업체나 기존업체들이나 하나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신생업체들의 경우 올바른 게임문화를 선도하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로 신생업체들의 아이디어를 보호하고 공생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함께 공존하고 해외시장을 향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 손사장이 게임업계에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이다.

사진=홍상표기자|photo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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