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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게임스 김병관 대표] “100억 수업료의 산물 R2, 100배로 성공시킨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9.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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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MORPG시장이 불황이라는 말들을 한다. 2006년 초반 빅3라고 불리며 파란을 예고했던 ‘그라나도 에스파다’, ‘썬’, ‘제라’등이 시장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면서 MMORPG시장의 적신호가 켜진 것이 사실. 이런 악재 속에서 웃는 기업이 있어서 화제다. 그 주인공은 NHN게임스. NHN게임스가 개발한 ‘R2’는 지난 8월 3일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하반기 MMORPG시장의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20일 동시접속자수가 4만 7천명을 넘어섰고 있고 평균 4만명의 동시접속자수를 유지하고 있다. MMORPG시장의 새로운 핵으로 떠오른 ‘R2’. 그러나 이런 성공 뒤에는 수많은 시련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2004년 10월 문을 연 NHN게임스는 NHN에서 분사한 게임 개발스튜디오다. 이후, ‘아크로드’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쓰라린 패배를 맛봐야했다. 암운이 뒤덮힌 밤바다를 항해하던 NHN게임스호. 초대 선장이었던 문태식 대표 마저 해외지사로 발령 나면서 최대의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 방향타를 잡은이가 바로 김병관 대표다.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다시 세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NHN게임스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정진한지 1년, NHN게임스가 달라졌다. 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저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흑자 기업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외치는 김병관 대표, 그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100억짜리 수업료
NHN게임스는 2006년 하반기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아크로드’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NHN게임스는 흑자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실제로 중국 오픈 이후, 꾸준히 런닝로열티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도기였던 것 같습니다. 게임산업이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시장상황, 유저풀, 트렌드 등을 철저히 분석해서 게임을 내야한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죠. 개인적으로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생각합니다.” ‘아크로드’의 국내 시장에서의 참패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의미있는 교훈이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김대표는 “비싼 수업료를 낸 만큼, ‘R2’의 성공적인 런칭을 할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아크로드’ 이후, 회사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크게 바뀐 점은 개발자들에게는 지나치리만큼 관대한 입장을 취했다는 것. “제가 게임 개발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게임개발자들이 쉽고 편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역할분담을 확실히 시켜주고 프로젝트의 큰 틀만 잡아 주면 나머지는 개발자들이 알아서 해야 할 몫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 개발팀원들도 그의 생각을 잘 따라주었고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R2’다. 개발에 관한 그의 마인드가 옳다는 것을 ‘R2’로서 증명한 것이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획을 잡기까지가 어려운 것이지 기획 이후의 일들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소재의 고갈로 개발사들이 쉽게 게임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국내 게임업체들의 고충이다.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인지, 소재의 고갈인지 모르겠지만, 근래 많은 개발사들이 유명 콘솔 타이틀의 온라인화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온라인 강국이라는 한국에서 남의 나라 타이틀을 가져다쓰는 현실이 씁쓸할 뿐입니다.” 큰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기획성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김대표. NHN게임스의 개발 원동력은 그런 그의 의지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타 퍼블리셔와도 협상 가능
NHN게임스와 NHN이 아직도 같은 회사라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많은 것이 사실. 모(母)회사와 자(子)회사의 관계인 것은 사실이지만, NHN게임스 법인은 또 다른 하나의 독립체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NHN이기에 받는 이익과 NHN이기에 할 수 없는 일이 있죠. 국내 종합포털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NHN과의 연동은 큰 힘이 됩니다. 반면에 NHN이라는 이름에 묻혀서 색깔을 못 낼 때는 속상한 것이 사실입니다.” NHN게임스만의 색깔로 게임개발사로서인정받고 싶은 것이 그의 포부다. “NHN의 퍼블리싱이요? 글쎄요, 한 80점 정도 주면 되려나(웃음). 퍼블리셔 NHN의 가장 큰 매력은 유저풀이 방대하다는 것입니다.

한게임과 NHN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유저풀은 국내에서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로 역할분담을 확실히 하고 많은 대화를 통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 “다른 퍼블리셔요? 좋은 쪽이 있으면 알아봐야죠. NHN의 자회사이기 전에 게임개발사로서의 본분이 있으니깐요. 물론, 게임 런칭할 때, 1순위는 NHN과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더 좋은 조건의 퍼블리셔가 있으면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는 “좋은 동반자로서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그는 회사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냉철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욕심이 많은 그가 있기에 NHN게임스가 2006년 흑자로 전환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이다.

2년 내에 코스닥가겠다
‘R2’의 폭발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허기진 모양이다. “이제 시작이죠. 앞으로 헤쳐가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R2’의 성공적인 런칭을 바탕으로 후속작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때까지는 한시도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너무나도 욕심이 많았다. ‘아크로드’의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찾고 ‘R2’도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아직 2% 부족한 것 같다. “1년에 신작을 1개정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려면 1년으로는 부족하죠. 지속적으로 팀을 늘려가면서 1년에 한 개의 개발 사이클링을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미 신규프로젝트가 2종, 준비중이고 올 하반기에는 잠깐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귀뜸.

“MMORPG에 치중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데, 어떻게 개발하다보니 MMORPG장르만 출시하게 됐네요. 아마도 개발자 인력들이 MMORPG 출신이 많아서인 것 같습니다. 장르를 구분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NHN게임스가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 장르의 다변화 및 그에 따르는 인력충원은 계속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큰 회사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코스닥 욕심은 있습니다. 안정적인 측면에서 개발팀원들을 위해서도 코스닥 상장은 꼭 이뤄내고 싶습니다.” 그는 개발인력들의 복지의 향상과 게임개발의 자금적 측면에 있어서 상장을 이뤄내고 싶어했다. “기간은 한 2년이면 되지 않을까요. 무리일수도 있겠지만, 그만한 배짱 없이 어떻게 상장을 생각하겠습니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죠. 크게 요란한 게임보다는 내실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R2’가 좋은 예로 보시면 될 것입니다.” 굳이 무리해서 대작을 만들기보다는 유저들이 플레이 하고 싶어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크게 이슈를 뿌리기보다 알찬 그림을 그리고 천천히 정진하고 싶습니다. NHN게임스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개발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NHN게임스가 세계 톱 클래스의 개발사가 되었을 때, 그는 진정한 포만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의 포만감이 국내 게임산업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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