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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 캣- 남민우 사장] 슬러거 발판으로 게임계 ‘사이클링히트’ 노린다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10.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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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작 성공 통해 스타 게임사로 업계 주목… 대만 넘어 야구본고장 미국, 일본 진출도 공략


베이징발 금빛 승전보가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던 지난 8월 한국 국가대표 야구팀은 그 어느 종목보다도 드라마틱한 승부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손에 땀을 쥐도록 접전을 펼쳤던 마지막 결승전 쿠바와의 대결. 쿠바 선수의 병살타를 끝으로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이 확정됐을 때 이들과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한 인물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전화 축하세례를 받았다. 바로 ‘슬러거’를 개발한 와이즈캣 남민우 사장이다. 한국 대표팀의 극적인 승리는 곧 대표팀 공식후원 게임이었던 ‘슬러거’의 승리이자, 오랜 기간 동안 숱한 고생을 하며 게임을 개발해온 남 사장의 인생을 닮아있기 때문이다.



남 사장이 주변 지인들과 뜻을 모아 2001년 설립한 와이즈캣은 초창기만 해도 게임개발사가 아닌 에듀테인먼트 콘텐츠 회사였다. 원래부터 에듀테인먼트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 분야가 머지않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게임과 교육을 적절히 융합해 교육 전문업체에 공급하면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생각 이상으로 교육업계의 벽은 높았다. 보수적인 성향의 메이저 교육업체들은 쉽게 문을 열려 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차선책이었던 일본 진출마저 무산됐다. 이것이 남 사장이 겪은 첫 번째 좌절이다.


타율은 3할 3푼 3리
이후 남사장은 방향을 선회해 자신의 전공인 교육을 버리고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어보기로 결심을 했다. 우선 경험을 쌓기 위해 보드게임을 만들어 당시 네이트닷컴에서 서비스하는 게임포털 ‘땅콩’에서 서비스했다. 유저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사전통보도 받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포털이 폐쇄되는 바람에 또 한번의 좌절을 맛봐야 했다.



그 다음 착수한 프로젝트가 바로 최근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야구 소재 온라인게임 ‘슬러거’다. 주변에서는 처녀작 ‘슬러거’가 바로 성공을 했으니 남 사장을 보고 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남 사장도 자신은 운 좋은 사람이라며 겸손해 한다. 그러나 ‘슬러거’가 1년이나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하면서 게임을 끊임없이 다듬은 사실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야구 자체가 메이저 장르가 아니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신도 없었고 유저들 반응을 봐가면서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역시 생각 이상으로 유저들의 평가도 안 좋았죠.”



남 사장은 좌절하거나 혹은 욕심을 부리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유저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게임을 다듬어 나갔다. 결국 3차 테스트에 가서야 ‘이렇게 만들면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테스트를 했다기보다는 어쩌면 유저들에게 개발과정을 보여줬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숱하게 많은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그 기간이 회사차원에서는 고통일수도 있지만, 반대로 네오위즈와 협의하에 많은 개발시간을 벌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유의 소탈함 바탕으로 게임 개발에 집중
이후 ‘슬러거’가 오픈을 했지만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라이벌로 꼽히는 ‘마구마구’가 승승장구 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 사장은 조금도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애당초 야구라는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 사장 특유의 소탈함도 한몫 작용했다. ‘슬러거’가 비록 당시에 ‘마구마구’와 같은 매출을 내는 게임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매출로도 다음 작품을 기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욕심을 버리고 ‘슬러거’만의 진짜 야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



“다른 게임을 하다고 옮겨오는 것 보다는 원래 게임을 잘 하지 않지만 야구를 좋아하니까 우리 게임을 즐겨줬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철저히 야구같은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적중했죠. 게임이 너무 야구적이어서 유저들이 못 따라오지 않겠냐는 생각은 완전히 기우였던 셈이에요.”
그 결과 지난해 말 남 사장은 드디어 성공을 직감했다고 한다. 콘텐츠가 차츰 쌓이고 게임의 완성도가 올라가면서 유저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당초 목표가 지나치게 낮기도 했지만, 결국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결과를 이미 지난해 달성했다.



오히려 남 사장은 ‘슬러거’가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올해는 실력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운이 더 작용한 것 같다고 말한다. 프로야구 붐과 함께 한국 대표팀이 승승장구 해주면서 부산 롯데팀을 연고로 마케팅을 펼친 ‘슬러거’가 순풍을 탄 듯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만과 계약을 맺으면서 첫 해외수출 쾌거도 이룩했다. 또한 플레이엔씨와 채널링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다. 더 나아가 머지 않은 시일내에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그야말로 연타석 안타를 모두 타점으로 연결시키는 해결사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의 밑바탕에는 분명히 남 사장의 노력이 숨어있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남 사장에게 있어 운은 노력의 달디 단 열매였던 셈이다.


진짜 ‘재미’주는 회사로 거듭날 것
‘슬러거’의 인기 덕분에 와이즈캣의 차기작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대단히 높아졌다. 그러나 남 사장은 아직까지 차기작은 구상단계에만 있다며 ‘슬러거’가 그랬듯이 보다 천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쩌면 그 차기작이 반드시 온라인게임이라는 보장도 없다. 현재는 실력 있는 온라인게임 개발사로 이미지를 굳혔지만, 남 사장은 향후 와이즈캣을 게임 영역을 넘어 강한 콘텐츠 회사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사람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반복연습을 해야 합니다. 가령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퍼팅 연습을 무수히 반복해야 하죠. 이러한 반복연습의 지루함을 재미로 바꿔주기 위해서는 그 중간다리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게임성이라고 봅니다.”



남 사장만의 독특한 게임 철학은 향후 그의 행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짜 야구의 재미를 알게 해준 ‘슬러거’가 그랬듯이 실제와 가상을 이어주는 연결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놓으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그냥 야구를 보던 사람들도 ‘슬러거’를 플레이해보면 더욱 재밌게 야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저 상황에서 배트 나가지’ 라고 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슬러거’가 가진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이제 겨우 경기 초중반에 연타석 안타로 이제 겨우 1점을 앞서나갈 뿐이라고 말하는 남 사장. 그의 다음 타석이 몹시 기대가 된다.


 와이즈캣 남민우 사장 약력 
- 94년 9월 LG소프트 제품개발연구소 재직
OA 패키지 워드프로세서 및 홈/에듀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개발 (윈워드3, 종이와연필그리고물감, 말하는척척박사, 홈워드3 등)
-  윈도우 CE 개발 프로젝트 참여, 한글IME 개발
-  2001년 (주) 와이즈캣 설립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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