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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노리 이원술 대표] 턴 방식으로 과거 PC게임 재미 구현에 총력 … 최초의 국산 롤 플레잉 게임 I·P 경쟁력 강화 기대

  • 황지영 기자 hjy@khan.kr
  • 입력 2010.02.1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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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패키지 게임의 거장 손노리 이원술 대표가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90년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포가튼 사가’, ‘악튜러스’, ‘화이트데이’ 등으로 당대 최고의 주가를 구가하던 손노리가, 국내 PC패키지 시장의 몰락으로 가라앉는 모습은 게임 업계의 세대교체를 시사했다. 실제로 손노리가 주춤하는 사이 국내 게임 시장은 온라인게임으로 서서히 뒤덮였다. 하지만 손노리, 그리고 이원술 대표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2010년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게임판에 이원술 대표는 비장의 카드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을 내놓았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엇갈린 상황이다. 그가 명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유저들과 온라인게임으로 부활하기를 바라는 유저들로 나뉘었다.


이 대표는 한 때 온라인게임으로의 진출을 금기시하기도 했지만 손노리를 아껴온 유저들에게 재미로 보답해야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으로 유저들에게 보답하고, 자신 역시 재도약한다는 각오다.



"재미있는 게임으로 재도약 하는 것이 손노리 마니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며칠 밤을 샜더니 정신이 없네요”
촉박한 스케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원술 대표가 짧은 문장으로 운을 뗐다. 꾸밈없는 옷차림에 먼저 시선이 갔지만 장난기가 묻어나는 그의 외모는 변한 것이 없어보였다.
‘패스맨’이라는 캐릭터로 그가 만든 게임마다 등장했던 이원술 대표는 유저들에게 여전히 친숙한 인상이었다.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하루 앞둔 기분이 어떻냐는 질문에 그는 ‘기대 반 두려움 반’이라고 답했다.



[RPG 기폭제된 타이틀로 시장 공략]
“손노리가 온라인게임을 만든다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보는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게임에 그 만큼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지만 한 때는 서운한 감도 없지 않았습니다. 손노리는 마치 ‘패키지게임만 만들어서 배고픔을 견뎌야 한다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고민도 많았습니다.”


이원술 대표는 손노리 게임에 애착을 가진 유저들의 반응에 신경 쓰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의 온라인게임 진출은 개발자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처음에는 고집을 피웠지만 재미있는 차기작을 만들어서 유저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깨달았습니다. 또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만이 손노리를 재도약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재도약의 기틀로 점찍었다.



손노리가 보유하고 있는 타이틀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비롯해 ‘포가튼 사가’, ‘악튜러스’, ‘화이트데이’, ‘다크사이드 스토리’ 등 다양하다. 그가 유독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온라인게임으로 개발하기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유저들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타이틀이고, 턴제 시스템과 흥미로운 스토리는 온라인에서도 변함없는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90년대 출시된 타이틀 중 몇 안되는 히트작으로 꼽히는 게임이다. 또한, RPG 특유의 매력을 유저들에게 알리면서 미미하던 RPG 시장의 기폭제가 됐다.


과거 공동개발을 통해 ‘포가튼 사가’ 타이틀이 온라인게임으로 만들어진 바 있지만 사실상 손노리 측이 관여한 것은 미약했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 이토록 많은 관심을 받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턴제’와 ‘카툰 렌더링’ 등 원작 충실]
“충분히 고민하고 오랜 기간 준비한 작품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원작의 재미가 온라인에서 제대로 우러날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현재 유저들은 과거와는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이원술 대표는 개발에 있어서 원작인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최대한 이질감 없이 온라인게임으로 녹여내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의 핵심 시스템인 ‘턴 방식’은 원작을 기반으로 충실히 구현했다.



“턴 방식은 패키지 게임의 한 축을 그을 만큼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은 액션 쪽으로 기울었지만 이 같은 상황에 등장한 턴제 MMORPG는 오히려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인기 끌고 있는 턴제 온라인게임은 ‘아틀란티카’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턴제를 고수하는 것은 고집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이원술 대표는 턴 방식의 강점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턴 방식은 실시간 전투인 기존 MMORPG와는 달리, 전략성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턴이 바뀔 때의 텀을 활용해 유저들이 전략을 구상할 수 있고, 다른 유저들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래픽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유저 트렌드에 부합시키기 위해 2D에서 3D로 업그레이드 시켰지만 카툰 렌더링 기법을 통해 이질감을 줄였다. 또한 엔진은 게임브리오를 채택하고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모션을 구현했다.


“저 자신부터가 패키지게임에 대한 성향이 강한 사람입니다. 평소 온라인게임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도 이 같은 까닭입니다. 하지만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패키지게임 유저들에게도 확실한 재미를 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패스맨’ ‘딱지치기’로 재치 발휘]
손노리가 배출한 타이틀에는 하나 같이 패스맨 캐릭터가 등장한다. 패스맨 캐릭터는 이원술 대표가 직접 그린 자신의 얼굴로 많은 유저들의 뇌리에 기억되고 있다.


이 대표는 패스맨은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도 등장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게임 곳곳에 등장해 유저를 인도하고 있다.


“타이틀이 나올 때마다 제가 직접 패스맨을 그려왔는데 이번에는 디자이너에게 맡겼습니다. 그런데 제 모습과는 다르게 못난이로 연출된 것 같아 조금 아쉽네요.”


농담 어린 투정을 하는 이 대표의 모습은 어린아이를 연상케 할 정도로 천진난만해 보였다.
게임을 플레이해 본 이 대표의 지인들은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그의 유머와 닮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은 이원술 대표 특유의 재치가 묻어있다는 것이다. 패스맨 뿐만 아니라 ‘딱지치기 시스템’도 이 대표의 아이디어다. 특히 딱지마다 손노리 타이틀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등장이 관건이다.


이 대표는 재미는 변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의 성공으로 국산 I·P의 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있다.


“1세대 개발자들인 지인들은 ‘어스토니시아 온라인’에 대해 웰 메이드 게임이라고 후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들은 개발 과정에서 많은 피드백을 주었지만 이제 남은 평가는 유저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1차 클로즈드베타 테스트를 통해 이들의 패턴을 철저하게 관찰할 계획입니다.”



이원술 대표가 추천하는 책
●  원피스
    - 오다 에이치로


이원술 대표는 자기계발서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떨었다. 대신 그는 직관적인 만화가 좋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그가 추천하는 도서는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 시리즈다. 도서는 물론, 향후 애니메이션과 극장판까지 출시됐지만 그는 책장을 넘기면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은 그 어떤 플랫폼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책을 고집했다.


그는 시련이 닥쳤을 때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이 인상적이라고 ‘원피스’를 소개했다.


또한 이 대표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의 조합은 게임 개발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노리 대표이사 이원술
● 2007~ 현재 손노리 대표이사
● 2001~2003  플레너스 손노리 게임사업본부장 역임
● 1998~2001 손노리 법인설립 및 대표이사 역임
● 1996~1997 [판타그램]  PC 패키지 게임 ‘포가튼 사가’ 개발
● 1994~1995 [데니암]  PC 패키지 게임 ‘다크사이드 스토리’ 개발
● 1993~1994 [소프트라이]  PC 패키지 게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개발
● 1992~1997  건국대학교 기계설계학과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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