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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박광진 원장] 지역 게임산업 10년, 새로운 가능성 일군 선구자

  • 대구 = 박병록 기자 abyss@khplus.kr
  • 입력 2010.09.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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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에서 콘솔, 아케이드까지 지역산업 다변화 앞장 … 장기적 목표로 일관성있는 산업 진흥 나설 것


대부분의 지자체가 게임산업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지역 기업 육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상은 수도권에 집중된 게임사들의 이전에 주목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때문에 많은 지자체들이 다양한 진흥책을 펴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초 지자체 예산 축소의 소용돌이 속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가 대폭 감소하고 있는 것도 지금까지의 정책들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는 지자체들에게 합리적인 게임산업 진흥의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하 대구진흥원)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 개발사 중심의 밀착 진흥으로 KOG, 라온엔테테인먼트, 민커뮤니케이션 등의 지역 기업들을 육성,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테일즈런너’, ‘란온라인’ 등의 흥행 콘텐츠를 배출했다. 대구진흥원의 이 같은 결과물은 지역적 한계를 핑계로 책임에서 한발 물러선 여타 지자체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역의 특색에 맞춘 합리적인 진흥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해 게임산업의 부족한 다양성 만족시킬 수 있을 것"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은 대구시를 지식기반의 첨단 디지털산업 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디지털산업관련 인프라 구축과 이의 효율적 관리·운영을 통한 벤처기업 육성 및 지역 관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1년 개원됐다.



대구진흥원 초대 진흥원장으로 부임한 박광진 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대구 IT·CT 산업을 선도한 인물로, 지역 최대의 게임 클러스트 단지인 ICT파크를 만들어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IT·CT 산업의 허브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대구의 성공 비결은 ‘장기적인 계획’]
“설립 당시 게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반대에도 좌절하지 않고 6개월간 긴 설득 끝에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박광진 원장이 게임산업의 진흥을 추진할 때 지역의 반대가 심했던 것은 당시 게임은 산업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저급한 문화로 취급당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대구진흥원이 개원될 즈음에는 픽사의 성공으로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지자체의 IT·CT 산업의 성공 모델은 부천의 애니메이션과 만화, 춘천의 애니메이션이 전부여서 더욱 큰 반대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박광진 원장의 눈은 냉철했고, 게임산업에 대한 의지도 확고했다. 6개월간 지역 언론들의 공격을 견디면서 꾸준히 설득해 오늘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효과적인 진흥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지역 기업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는 성급함을 피하고, 체계적인 성장 계획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 원장이 게임산업의 진흥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게임산업에 주목하고 있었던 지자체는 부산과 전주였다. 당시, 부산은 일본과의 지리적인 특성을 활용해 PC패키지, 콘솔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주는 게임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들보다 늦은 대구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했다고 박 원장은 회상한다. 단번에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장기적인 기획으로 지역 기업들의 설립을 유도할 수 있었고, 오늘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지역에서 진가 발휘하는 게임산업]
“콘텐츠의 개발과 서비스로 분리되어 있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은 지자체에서 빛난다. 전문 인력, 지역 게임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의 어려움이 있지만, 그 만큼 기회도 많다.”


박광진 원장은 자신이 있었다. 그가 본 게임 산업은 지역의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가능성은 충분했다. 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를 IT·CT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한 것도 이런 믿음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대구 진흥원이 적극 추진했던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유치에 실패하면서 계획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박광진 원장은 “당시 글로벌게임허브센터가 대구에 유치됐다면, 지역 게임산업 육성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역의 게임산업 진흥 기관들이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와 수도권에 집중된 게임 선도 기업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앙 정부는 일관성 있는 정책 계획을가져야 하며, 게임 선도 기업들은 게임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과몰입 대책을 선보여야 한다.”


그가 대구에서 게임산업을 진흥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 부족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하지만, 이를 지역의 진흥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어 답답했다고 전한다. 때문에, 정부와 선도 기업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주문했다.



[산업의 다양성 ‘대구에서 해법 찾는다’]
올해 대구는 게임산업 진흥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10년간 추진해온 진흥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진흥 플랜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10주년을 맞이하는 ‘e펀’ 행사와 국제e스포츠연맹과 함께하는 ‘IeSF 2010 그랜드 파이널’을 연계해 실시하고 게임산업 진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능성 게임, 체험, 웹게임, SNS 등의 장르로써의 접근보다는 게임 산업의 규모와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진흥 정책을 준비하겠다.”



박광진 원장은 국내에서 게임이 모두가 인정하는 산업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만족해야 한다고 말한다. 온라인에 집중된 기형적인 모습이 아니라 온라인, PC, 모바일, 콘솔, 포터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산업 다변화에 대한 대구 진흥원의 이 같은 전략은 실효를 거두고 있다. 닌텐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역 기업과의 연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드파티로 게임 콘텐츠를 공급할 계획은 물론, 아케이드, 콘솔 하드웨어 부분에도 관심을 갖고 기회를 찾고 있다.
“대구가 처음으로 게임산업 진흥에 나설 때만 해도 기존 업체들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기회가 생기고 있다.”



게임산업이 갈수록 레드오션화 되고 있다는 업계의 토로에 박 원장은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고 말한다. 모바일과 SNS, 기능성 게임과 체험형 게임 등 기회는 오히려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분야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빠르게 예측하고 지역 기업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박광진 원장은 “온라인게임이 또래 문화를 대변한다면, 콘솔은 가족의 문화다”라며, “대구의 이 같은 노력이 다양성은 물론, 게임의 건전한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이라고 자신했다.



박광진 원장의 추천도서

●픽사이야기
-데이비드 A. 프라이스 저


추천도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자 박광진 원장은 콘텐츠를 창조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었다며, 픽사이야기를 책장에서 꺼내 기자에게 건넸다.


그는 진정한 몰입과 기회를 만드는 픽사의 모습이 IT 산업의 중심에 서있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이 책은 뉴욕 공과대학에서 태동한 픽사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되기까지, 픽사가 걸어온 발자취와 그 성공 뒤에 가려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낸 괴짜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영화를 만들어냈는지 등 픽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박광진 원장 프로필
● 1996. 01 ~ 1997. 12     아시아나항공 시스템 사업부 전산팀장 
● 1999. 10 ~ 1999. 12     한국S/W진흥원 사업지원팀장
● 2000.  1 ~ 2001. 11     대구S/W지원센터 소장
● 2001. 12 ~ 현재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원장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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