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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족 표명하고 나선 휘트니스 클럽 대표 이동훈씨

  • 윤영진
  • 입력 2004.08.2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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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나이 먹고 무슨 게임이냐 하지만 게임만큼 재미있는 취미도 드물죠.” 경기도 의정부에서 휘트니스 클럽을 운영하는 이동훈(33) 사장. 작은 체구. 언뜻 봐서는 운동과는 그리 관계가 없는 사람처럼 보이나 자세히 보면 그의 다부진 체격이 온통 근육질임을 알 수 있다.

사실 그의 단단한 체력은 운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노동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한 서울에서 그는 막노동부터 닥치는 데로 일을 해왔다. 하루 많게는 7시간 적게는 5시간 새우잠을 자며 일해 온 그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PC방을 운영하던 고교동창을 만나며 그와 게임과의 동거가 시작됐다.

“처음엔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친구 놈을 만나러 PC방에 가서 반가움에 고향이야기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친구 녀석이 뭔가에 빠져 있길래 나도 한번 가르쳐 달라고 했죠. 그때 ‘리니지’에 처음 입문했답니다(웃음).”

아무리 친구네 PC방이라곤 하지만 공짜로 하기엔 눈치가 보였다나. 물론 버스비도 만만치 않았다고. 중고 PC를 한 대 구입해서 게임을 즐기려 했지만 도무지 게임을 어디서 받아야하는지도 모르던 이사장. 결국 친구에게 물어 물어 게임을 다운로드받는 방법을 알게 됐지만 한 가지 큰 실수를 범했다고.

“컴퓨터만 있으면 게임이 되는 줄 알았었죠(웃음). 그런데 인터넷 이용료와 게임의 월 정액료까지 생각하니 아찔하더군요. 이미 사버린 PC도 너무 아깝고요. 이번 기회에 공부나 하자 싶었죠.”

게임이든 뭐든 일단은 기본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나.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그였기에 이 같은 생각은 바로 실천으로 옮겨진다. 주경야독. 하루 종일 고된 일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오기 무섭게 컴퓨터 서적에 탐닉하길 몇 개월.

“이 때처럼만 했으면 서울대에 수석 입학했을 걸요. 정말 열심히 공부했죠.”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컴퓨터 전문가로 아는 사람들의 PC도 무료로 고쳐주며 PC정비사가 다 돼버린 이사장.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이왕이면 돈 들지 않는, 그리고 최신의 온라인게임을 즐겨보자는 생각을 갖게 된다.

사실 그가 지금까지 즐겨온 온라인 게임은 ‘아스가르드’부터 ‘RF온라인’까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최근에는 ‘월드오브 워크래프트’의 클로즈 베타에 당첨됐다나. “예전과는 달리 채팅도 좀 되니까 재미의 차원이 다르더군요. 거기다가 베타테스트란 이름으로 공짜로 즐길 수 있으니 즐거움은 배가될 수 밖에요.”

자수성가한 사람답게 그의 별명은 ‘쪼잔이’다. 그런 그에게 있어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의 베타테스트는 말 그대로 수어지교. 물 만난 물고기처럼 이 게임 저 게임을 즐기다보니 이제는 전문 베타테스터가 다 됐다나. 그런 그이기에 전문가적 시점에서의 아쉬움도 크다.

“물론 베타테스터인 만큼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베타테스터야 말로 국내 온라인게임의 테스트를 무료로 대행해주는 가장 대우받아야할 효자들이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볼 때 고객에 대한 배려나 서비스는 엉망인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반성하고 고쳐야할 부분이죠.”

베타테스터는 결코 공짜 고객이 아니라는 이사장의 게임철학. 이들이야말로 되레 공짜로 테스터 해주는 고마운 분들임과 동시에 언제고 그 게임에 정식 서비스를 신청할 준비된 고객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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