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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카페, 건전화 시급하다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3.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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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삼삼오오 모여든 친구들과 함께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서 분식집에 갔다. 떡볶이와 라면으로 든든히 채운 후 어김없이 “이제 어디 가서 놀지?”라는 막막한 상황에 물만 들이마시는 것이 학창시절 우리의 모습이었다.

비단 지나온 모습이 아니라 오늘의 청소년들 역시 같은 고민 속에 그들의 놀이문화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담배연기 자욱한 당구장, 폭력성과 음란함으로 가득한 상업영화 영화관, 저녁에는 청소년 출입금지 지정되어 있는 노래방 등. 그 어느 곳도 우리의 청소년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레저 문화가 없는 상황이다.

2년 전 여름부터 국내에 하나 둘씩 생긴 보드게임 카페는 기존의 ‘게임’에 대한 인식의 틀을 깨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그 무엇이었다.

폭력성과 중독성으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온라인게임과는 차별되는 아이템으로 등장한 보드게임은, 종류의 다양성과 함께 그래픽과 스토리 라인의 건전함으로 인해 짧은 시간에 수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 성장속도는 인터넷 PC방을 능가하는 속도다. 다른 레저문화와는 달리 ‘할 수 있다, 없다’의 차원이 아닌 ‘해봤다, 안 해봤다’로 정의할 수 있는 보드게임의 접근성은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즐기는 거의 유일한 건전 놀이문화로 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시장에 비해 공급시장의 성장속도가 지나치게 앞서감에 따라 각 보드게임카페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건전 놀이문화를 표방하던 보드게임카페의 흐름이 점차 상업주의에 물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진다.

청소년들이 마음껏 출입할 수 있어야 하는 공간에서 술이 판매되어지고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오는 담배연기에 목이 아프다. 각 보드게임카페의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이 더욱 다양한 마케팅의 접목과 게임을 즐기러 방문한 유저들을 위한 이벤트로 뻗어나가기보다는, 보다 손쉬운 방법인 먹고 마시는(?) 문화로 접목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국내 보드게임 시장은 해외 보드게임 수입 일변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자사의 ‘삼국이야기’를 시작으로 몇몇 국산 보드게임이 등장하며 보드게임의 본고장인 독일에서도 한국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는 요즘,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없는 규모와 시설인 보드게임 인프라, 보드게임카페의 나아가는 길이 기존의 그 어떤 문화공간과도 차별된 건전하고 재미있는 문화 체험공간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지금의 호황기를 잘 이용해 더욱 많은 보드게임 인구를 창출하고 이 땅에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건전하고 쉽고 즐거운 게임을 접할 수 있는 고급문화공간이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대인관계를 심어주고 사고의 폭을 넓히며 생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건전 놀이공간으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다고이 박준형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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