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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쿼터제’에 대한 제언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2.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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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이 5천억 원을 넘어서는 대규모 시장으로 고성장을 하고 있다. 또한 성장률도 다른 산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높은 연30%이상의 고공비행 중이다. 이즈음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 해외 온라인게임들이 속속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이 시점에 우리가 해외 게임의 국내진출에 대해 어떠한 대비책들을 갖고 있는가를 한번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해외 PC게임들의 국내 시장 침투는 비교적 ‘무혈입성’이었다.

당시는 국내 게임개발사들의 입지도 약했을 뿐더러 거대자본을 투자한 높은 수준의 게임은 국내 게이머들을 해외 게임에 빠지게 했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자연스레 국내 게임산업 구조는 해외 업체들의 행보에 따라 뒤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갖고 있었다. 이런 모순 속에서 다행스럽게도(?) 패키지 상품에서 온라인 상품으로 시장은 옮겨가게 됐고, 게임방 네트웍이라는 거대한 테스트베드를 사용할 수 있는 국내 개발사들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개발력을 앞세워 시장을 거의 과점하게 되었다.

이런 ‘우연의 행운’으로 닥친 위기는 모면했지만, 다시 한번 뛰어넘어야 할 산이 닥쳐오고 있다.

이제 이른바 해외 ‘빅 브라더즈’들이 속속 한국 입성을 넘보고 있으며 러시아, 이스라엘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개발사들도 참신한 기획과 뛰어난 그래픽 등 높은 품질을 내세워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게임산업과 영화산업이 유사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늘 생각하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원론적인 접근부터 제작에서 유통까지 상당부분 게임과 영화는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영화산업을 보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스크린 쿼터제라는 것이 있다. 이러한 제도를 게임산업 쪽에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일까? 서로 많은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산업엔 있고 게임산업엔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는 상영관이라는 오프라인 주체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게임은 온라인 상에서 게이머가 직접 로그인해서 즐길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게임방이라는 오프라인 주체를 이용해서 일정부분 통제가 가능할 수 있다.

요즘처럼 시장 포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해외업체들의 시장진입이 코앞에 와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자칫 안일하게 대처하다간 90년대 말 PC게임 시장처럼 국내 게임시장을 송두리째 해외 게임업체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개연성이 없다고 단언하기 힘들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어떤 주장을 펴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온라인게임 쿼터제라는 명제를 새해 새로운 화두로 던져놓고 슬쩍 물러설까 한다. 해외 업체들에 대한 쿼터라는 형태의 제한이 아니라면 국내 게임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좀더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을 기대한다.

또 한번 우연한 행운이 올 거란 기대감보다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다.

애니미디어 권건일 마케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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