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에듀테인먼트 게임과 아동용 게임시장의 전망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1.26 16:2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얀마음 백구’를 출시하고 처음 어린이용 게임 컨텐츠 개발에 발을 내디뎠을 때 주위의 반응은 냉담했다. 게임은 청소년이나 성인 취향에 맞도록 제작해야 잘 팔린다는 고정관념이 국내 게임업체들 사이에 뿌리깊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는 아이들을 위한 게임이라는 데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자신감이 주변사람들의 눈에는 시류에 ‘엇나가는 듯’해 보였나보다. ‘무모한 도전’이라며 만류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난립하는 전투용 액션게임들의 틈을 뚫고 ‘하얀마음 백구’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당당하게 ‘국내 아동용 PC게임의 대표작’이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얻게 됐다. 자사는 이 자신감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교육용 온라인 게임에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에듀테인먼트 게임은 이미 해외에서는 오래 전부터 크게 각광받고 있는 장르이지만, 솔직히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만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입식 교육체계에 익숙한 한국사회의 특성으로 인해 교육(Education)과 오락(Entertainment)을 망라할 수 있는 신개념 학습법 ‘에듀테인먼트’가 아직 낯설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발표한 ‘2003 대한민국 게임백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향후 성장 가능성 및 투자가 유망한 게임장르’를 묻는 질문에 전체 대상 게임업체의 총 14.3%가 ‘교육용 에듀게임’이라고 답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만큼 ‘에듀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향후 개발과 투자 전망이 밝은 것이다.

이 결과는 또한 현재 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롤플레잉(16.8%) 장르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수치로 에듀테인먼트에 대한 게임계의 관심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에듀테인먼트 게임 개발에 많은 난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교육과 오락이라는 상반된 인간의 생활 형태를 접목시키는 과정은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오락의 흥미적 요소가 충분하지 않고 교육적인 측면만 강조된다면 그 게임은 단순히 ‘그렇고 그런 사이버 교재’ 수준을 벗어날 수가 없게 되고, 반면 오락성에만 치중한다면 결과적으로 에듀테인먼트가 아닌 일반 게임과 아무런 차별성을 갖지 못하게 된다. ‘에듀테인먼트 게임의 필요조건은 재미이고 충분조건은 교육적 효과’라는 말이 이러한 점을 잘 설명해 준다.

따라서 교육과 오락의 균형적 조율문제는 에듀테인먼트 게임 제작에 있어 가장 중점적인 과정이자 숙제가 될 것이다. 에듀테인먼트 게임이 다양한 장르 속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는 게임의 직접 이용자인 아동, 소비를 담당하는 구매자 학부모, 그리고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로 구성된 어린이용 게임시장의 3주체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시간소모적’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자녀들의 게임 플레이에 거부감을 가진 국내 학부모들로 하여금 ‘게임을 하며 놀면서도 배울 수 있다’는 의식의 전환을 이끄는 것은 에듀테인먼트 게임업체가 제작에 앞서 우선적으로 넘어야할 또 하나의 과제가 될 것이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에듀테인먼트 분야는 새봄을 맞아 싹을 이제 막 틔운 씨앗과 같이 새롭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장르다. 에듀테인먼트 게임에 대한 국내 유수 업체들의 도전과 꿈, 그리고 노력은 이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나 특정 장르에만 편중돼 가고 있는 현 게임계에서 새로운 꽃을 피우고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록윤 | 키드앤키드닷컴 대표이사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