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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드게임, 이제 다시 시작이다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10.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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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참치시장을 처음 연 회사는 동원이다.
처음 참치라는 생소한 아이템에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참치는 이러저러해서 몸에 좋다, 바다의 닭고기다”라며 많은 마케팅을 펼쳤고, 드디어 동원참치가 조금씩 팔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등장한 것이 사조참치. 동원참치 입장에서는 참으로 황당하고 분통터질 노릇이었겠지만, 이때 동원참치가 택한 전략은 사조참치를 도와주는 것이었다.

백화점의 동원참치 매장을 사조참치에도 무상으로 임대해주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자 조금씩 증가하던 참치 판매량이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더란다. 한 회사가 외치는 목소리보다 두 회사가 동시에 외쳐대던 목소리가 소비자들 귀에 훨씬 잘 들린 모양이었다.

국내에 테이블 보드게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연초부터는 매니아 시장으로 분류되던 보드게임이 이제는 당당하게 게임시장의 한 플랫폼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실 세계시장 기준으로 본다면 온라인게임보다 보드게임 시장 규모가 더 클 것이니 이런 현상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현재의 국내 보드게임 시장은 자칫 거품으로 치부되고 그 열기가 가라앉을 위험도 다분히 도사리고 있다.

현재 국내 보드게임시장 참여자는 크게 보드게임 수입업체와 보드게임 카페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보드게임 카페가 각광받자 너나할것 없이 보드게임 카페를 개설하였고, 이 와중에 수입업체들이 재미를 보니 이제는 너도나도 수입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소비자의 증가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공급자가 늘어나다 보니 채산이 맞지 않는 회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게다가 자본규모가 큰 회사들이 독점수입권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니 수입업체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이런 식으로 흘러가다 보면 국내 보드게임시장이 몇 개의 규모있는 수입회사만 남은 채 별다른 이슈를 형성하지 못하고 퇴색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보드게임 시장이 급성장하였다 하나 아직은 시장 초기상태일 뿐이다. 도입기나 성장기에 시장에 진입한 회사들은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보다는 시장의 크기를 키우기 위한 전략을 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현재 보드게임 시장에 참여한 회사들은 다른 회사의 작은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뒤따르기만 하고, 시장 전체의 크기를 키우기 위한 협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우수한 국산게임을 개발해서 스타로 키우는 일, 보드게임 저변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 일, 보드게임 유통사간, 또는 유통사와 보드게임 카페 프랜차이즈간에 협력하여 마케팅 하는 일 등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일들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재의 보드게임 시장에서는 벌어지지 않고 있는 일들이기도 하다.

동원참치가 보여줬던 윈윈(Win-Win) 전략을 보드게임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망상일까?

/이광희 '다고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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