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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업과 사행사업의 차이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10.0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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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이제 1조원 규모를 넘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 정확히 표현하자면 롤플레잉(MMORPG)류의 온라인게임이 이제 국내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비즈니스로 인식되고 있다.

제작사들은 불과 지난 3년 이내에 앞다퉈 MMORPG게임으로 주력화했고 오랜기간 동안 정통 PC게임을 출시하던 회사들마저 신규게임을 MMORPG에 눈을 돌려 경쟁, 출시하고 있다.

한편으론 유저들에게 더욱 풍성한 게임을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다. 대다수 유저들의 평가를 들어보면 공통된 이야기 한가지를 들을 수 있다. 게임간에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픽과 설정 배경의 차이만 있을 뿐. 판단의 원인은 대개 이렇게 요약된다.

‘리니지’ 이후의 국내 온라인게임은 그 수익모델의 근간이었던 중독적인 요인과 상거래 요인을 유저의 사회적 욕구로 인식, 그 수요를 게임 설계의 중요포인트로 삼으며 제작했다.

따라서 국내 MMORPG의 절대적인 핵심 기획으로 신분시스템과 경제시스템-즉, 아이템 판매와 충성스러운 길드, 한시도 빠져선 안되는 지속적인 레벨 노가다라는 거대한 중독시스템으로 월정액제 수익모델을 받들고 있다.

유저는 노가다의 산물(?)인 아이템을 거래해 그 차익으로 게임을 결제하는 유료게임을, 실질적으로는 무료게임으로 즐기는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월별로 한, 두편의 신규 온라인게임이 등장하는 지금 하루 평균 한시간 정도를 게임에 투자하는 유저의 절대적인 문화생활의 시간적 한계상황 하에서 예견되었던 공급과잉이 시작됐다.

거대한 수익시스템에만 의존하는 온라인게임에 환멸을 느끼며 떠나는 유저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과연 이 사행적 중독시스템만이 진정 온라인게임을 지탱하는 방안인가 근원적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를 향한 시야로 선진국 게임환경을 돌아보면 더욱 문제 제기를 하게 된다.

정부의 절대적인 육성 지원 하에서 국내 온라인게임은 상당 부분 사행적 요인을 사실상 인정(?)받으며 기획, 보급되었지만 선진국의 청소년 보호에 대한 절대적 가치 기준에서 이런 요인은 어떤 제재의 대상이 될 지 모르는 위험(Risk, 리스크)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가치기준에 따른 규제, 보호의 흐름은 최근 중국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사업자 선정 정책에서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과연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이 게임성의 최우선적 요인을 절대적으로 사행적 중독시스템에 의존, 개발하여 탄생할 수 있을까. 커뮤니티의 긍정적 효과를 안으며 진보된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하여 세계의 젊은이들이 보편적으로 즐기는 게임성으로의 창의적 전환은 위험한 모험인가.

절대 자원이 부족한 개발환경으로 인해 대다수 제작사들은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게임성 위주의 온라인게임에 대해 생각은 많으나 전략적 선택을 꺼리는 현실이다.

이제는 전환의 시기이다. 과거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 확대시킨 MMORPG의 다양한 성과를 이어받아 사행적 중독 매커니즘의 운명적 한계를 인식하고 유저의 진정한 문화적 감수성을 만족시키는 창의적 온라인게임 제작인프라를 구축해야할 시기라 생각한다.

필자는 과거 패키지로 유통되었던 시나리오 중심의 정통RPG게임의 애호가로서 게임을 구성하는 여러 감성적 요인에 따라 다양한 온라인기반의 게임 제작을 시도하고 있다.

크게 그래픽, 프로그램시스템, 세계관과 스토리로 구분할 수 있는 게임 구성요인에서 파트별로 새로운 창의성을 개발, 특화하고 이를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한다면 다양한 형식과 차별적인 게임들이 제작될 수 있으며 또 다른 커뮤니티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부정적 매커니즘이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창출했다면 이제 보다 고급화된 게임성으로 게임 원천기술의 발전과 선진의식화된 커뮤니티를 창출해야 할 시기이다. 이것만이 세계시장 속에서 한국게임의 위상을 높일 길이라 확신한다.

/홍요한 'RO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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