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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의]「지투지 엔터테인먼트」대표이사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05.1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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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게임 시장이 죽어가고 있다. 지난 99년과 2000년까지만 해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국내 패키지게임 시장은 2001년을 기점으로 2002년에 들어서며 시장규모가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했고 국내 패키지게임 개발사들은 대다수가 온라인게임 개발로 돌아서고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불법복제품만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탓이라 돌리고, 혹자는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버그투성이 게임만을 출시하는 개발사들이 제 무덤을 판 꼴이라고도 한다.

또 다른 이들은 잡지 번들이 국내 패키지 시장을 몰락시킨 원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현상이 그렇게 단순하게 한 쪽의 책임에 의한 것이고, 그것만 막으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단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국가다. 집집마다 펜티엄급 PC와 초고속 인터넷 망이 깔리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다.

이러한 현상은 이제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가 돼가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은 물론이고 유럽 동구권, 중국, 동남아의 개발 도상국가들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인프라 확장 열풍이 밀어닥칠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눈부신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와레즈나 파일 공유 사이트, 메신져, FTP사용의 보편화 등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자연히 게임의 불법복제는 손쉬워 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위험부담도 적은 ‘복제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시기가 늦춰지고 있을 뿐, 외국 또한 더 이상 게임 불법복제 현상의 사각지대가 될 수 없다. 각 게임 개발사들은 이미 이런 총체적인 미래를 예견하고 있으며, 제각기 살아남기 위한 변화의 발걸음을 쉴새 없이 내딛고 있다.

많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개발사들의 상당수는 온라인화라는 대안을 선택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PS2(플레이스테이션2)와 X박스를 비롯한 콘솔들까지도 온라인화 대열로의 참여를 선언했다. 온라인게임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처음 이러한 미래를 인식한 게임 개발사들은 온라인게임의 대세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천편일률적인 MMORPG게임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재미는 없지만 이것밖에 살아남을 길이 없으므로 개발하는 개발사, 마찬가지로 재미는 없지만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으므로 하는 유저들.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악순환의 미래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소망은 어떤 상황에서든 돌파구를 찾아내는 법이다. 각 게임 개발사들은 이같은 천편일률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 결과 ‘뮤’와 같은 3D MMORPG가 등장하는가 하면, ‘라그나로크’와 같은 귀엽고 따뜻한 분위기의 MMORPG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MMORPG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포트리스’, ‘비엔비’와 같은 라이트게임을 필두로, 각 포탈 사이트들에는 재밌고 참신한 아이디어의 새로운 게임들이 계속해서 선보여지고 있다.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온라인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이 새로운 세태 변화에 맞춰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FPS게임도 등장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온라인 횡스크롤 액션게임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모든 것은 변화했다. 과거의 재미를 오늘날의 유저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온라인에서 새로운 재미의 패러다임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패키지의 무덤 곁에는 이제 함께하는 온라인게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것이다.

- 지투지 엔터테인먼트 송용의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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