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두일] 인디21 사장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10.22 13:2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 하나의 상품만으로도 코스닥의 황제주를 유지했던 회사가 엔씨소프트이다. 그 단 하나의 상품은 바로 온라인게임 ‘리니지’이다. 연 매출 1300억을 올리는 ‘리니지’의 상업적 성공(사실은 대박이라 함이 맞겠지만)은 기존의 게임개발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신규개발사들을 속속들이 등장 시켰다.

그 같은 등장은 ‘뮤’, ‘라그하임’, ‘라그나로크’ 라는 포스트 ‘리니지’의 대안으로 평가받는 후발 온라인게임 빅3를 탄생시켰고, 유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이 다양해 졌다는 것과 해외에서의 국내 개발사의 위상이 높아지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고, 시장의 질서도 새롭게 바뀌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표면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추산하는 바로는 100개의 게임 중 5개의 게임만이 게이머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것이 현재의 통계적 상황이다. 대다수의 온라인게임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기술력 부족과 자금부족으로 프로젝트 자체가 중단되는 경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개발이 완료되었음에도 마케팅의 미비로 혹은 미숙한 게임운영으로 성공문턱에서 좌절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것은 꽤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공문턱에서 좌절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초기 개발계획을 세울 때 대다수의 개발사들은 기획에서부터 개발의 완료까지를 과제로 삼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이나 벤처기업들이 자금사정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라는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재화나 용역의 단일품목이 아닌 복합된 서비스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므로 개발의 완성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그 이후의 운영계획 즉 서비스 계획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부분을 간과한 채 개발의 완료만을 최우선목표로 삼고 프로젝트를 시작하니 완성 후에도 유저들에게 알릴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혹은 만족스럽지 못한 운영으로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게 되는 실패를 겪고 있다.

실질적으로 게임이 상용화가 되었을 때 무조건적으로 그만두는 유저들이 있기는 하지만 개발의 기술력이라는 측면이 점차적으로 평준화되어 가고, 국내 개발자들의 수준이 점차적으로 해외작품들과 발표되는 신기술의 빠른 습득을 통해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져 간다는 근래의 추세로 볼 때 앞으로는 개발 못지 않게 운영이라는 측면이 게임유저들의 선택에 중요한 이유를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온라인게임의 운영은 개발사의 서비스 정신에서 비롯된다. 폭주하는 유저들로 인한 접속 끊김이나 트래픽 등의 기술적 오류는 아무리 뛰어난 개발사 입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사고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유저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운영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흔히 개발사에서는 개발인력의 질적 향상에만 몰두하고, 운영인력의 전문성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2년이상 개발한 게임을 아르바이트 운영진을 기용해서 낭패를 겪는 경우도 있으며, 기술력과 제작능력과 무관한 운영면에서의 사고는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필자의 회사는 현재 2주에 한번씩 유저들과 정기 온라인모임을 통해서 게임에 관련한 토론과 유저들의 불만접수, 운영방안 등에 제안을 받고 있는데 게이머들의 놀랍도록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에 감탄을 하곤 한다.

유저들의 커뮤니티성은 예상보다 막강한 것이어서 자신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주는 개발사라는 판단이 들면 적극적인 의견개진과 함께 게임제작에도 직접적 참여를 하는 등 제3의 운영자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개발사가 찾지 못하는 버그나 개선 방향을 찾아주는 옴부즈맨의 역할까지 하게되니 정말로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최근에는 전문경영인들과 마케터 출신의 CEO들이 늘어나면서 대고객 서비스정신이 점점 향상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이벤트 못지않게 커뮤니티 형성에 주력하는 온라인게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온라인게임의 성공은 운영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