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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호] 게임브릿지 대표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07.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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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년 전부터 전세계 PC게이머들에게 무성한 뉴스와 루머를 뿌렸던 ‘워크래프트3(워3)’가 지난 7월초 발매됐다. 1994년 ‘워크래프트’ 오리지널 ‘휴먼과 오크(Human & Orc)’를 시작으로, 1996년 워크래프트2: 타이트 오브 다크니스(Tides of Darkness), 그리고 2002년 ‘워크래프트3: 레인 오브 카오스(Reign of Chaos)’에 이르기까지 ‘워크래프트’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세계적인 전략게임의 名家로 우뚝 서게한 대작시리즈다.
총 4백만 카피를 넘는 판매량과 10여차례가 넘는 수상경력은 이 게임이 왜 전세계 게이머들을 흥분시키는가에 대해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 없게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을 대작으로 더더욱 관심의 대상이었다.

'워3’는 일단 외관상으로 환타지 전략게임에 3D 그래픽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시대적, 기술적 변화를 수용했다.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종족의 수를 4가지로 늘려 게이머들에게 ‘전략적 선택’을 위한 기회를 확대했다. 또 단조로운 인해전술로 승부가 날 수 있는 전략게임의 맹점을 ‘업킵(Up Keep)시스템’으로 보완했다.
업킵시스템은 유닛의 생산과 비용사이에 ‘한계효용’(限界效用)’의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매우 참신하다. 이 개념은 영웅소환시스템에도 적용되고 있다.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유닛들사이에서 게이머가 필요한 유닛을 ‘TAB’키로 불러낼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한 노력이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게임완성도란 측면에서 ‘워3’는 분명 훌륭한 상품이다. 이 게임을 살 때마다 값비싼 로열티를 부담해야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게임을 한국의 개발사가 만들어 낼 순 없을까 하는 아쉬움도 크다.

발매이후 2주 동안 한국내에서의 판매량은 20만 카피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매체에서는 ‘판매부진’이라는 중간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는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에 비교해서 그렇다는 얘기지 국내 PC게임시장의 상황을 감안해보면 역시 대단한 실적이다. 게이머들의 평가는 칭찬과 실망으로 엇갈린다. 실망스럽다는 게이머들의 중론은 ‘워3’가 여러 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무겁고 느리다”는 것이다.‘무겁고 느리다’는 말은 펜티엄Ⅲ 600 Mhz, 256M 급의 고성능 PC사양에서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는 하드웨어적인 불만과 게임 자체를 신속하게 전개하기 어렵다는 불만으로 압축된다. 이같은 불만은 ‘스타크래프트’의 그림자가 ‘워3’에 짙게 드리우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워3’가 발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는 여전히 건재하다. PC방에서, 게임방송에서 여전히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비록 2D그래픽이었지만 486 PC에서도 상대방을 압박하는 ‘초반러쉬’를 즐겼던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3D, 늘어난 종족, 업킴 및 영웅시스템 등은 충분한 보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의 형편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시장에서 ‘스피드’는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다. ‘빨리빨리’가 대변해주는 한국인들의 속도전 문화에 ‘워3’가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마케터의 입장에서 ‘스타크래프트’와 ‘워3’의 발매순서가 달랐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愚問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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