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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 에스디엔터넷 대표이사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07.0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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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한 영화관계자가 TV에 나와 국민들에게 제발 한국영화를 좀 봐달라고 호소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 당시 우리의 영화가 어떠했던가. 조잡한 음향효과, 눈길을 끌지 못하는 영상효과, 왠지 빛 바랜 듯한 화면, 제한된 스토리. 그 때 영화를 만드신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한마디로 돈 내고 영화보기 아까울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어디 내어놓아도 괜찮을 정도의 음향효과, 신경을 써서 제작한 게 느껴지는 영상효과, 게다가 최근 다양해지는 영화소재까지 엄청난 발전을 했다.
그 기폭제와 계기는 무엇일까. 난 다들 세상 탓하고 있을 때 힘든 상황에서 치고 나선 그 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떻게 해서든 세계최고 수준의 음향을 쫓아가려고 흉내를 내던 사람들. 또 무모하다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새로운 스토리로 제작을 하는 사람들이 바위에 달걀을 치는 식의 노력으로 결국 바위를 깨뜨린 것이라고 본다.

한국의 게임산업도 이제 그런 자각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기업들은 일단 3D로 캐릭터가 움직이고 네트워크 상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온라인게임이라고 내놓는다. 대부분의 게임이 사람이 나와 칼질(?)하는 게임이다. 혹은 질적인 면이 떨어져도 먹히는 아동용 쪽으로 급선회 해버린다. 또 제작일정은 개발의 현실보다는 시장의 현실에 맞추기를 강요한다.
돈만 있으면 뛰어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고 착각하거나 질적으로 떨어지는 게임이라도 세일즈나 홍보로 게임을 흥행시킬 수 있다는 착각을 한다.
개발자는 어떠한가? 아주 정교한 게임과 개발자의 퀄리티를 비교하면 이겨야 할 대상이라기보다 떨어지는 퀄리티에 대한 변명하기에 급급하다. 어쩔 수 없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든지 혹은 외국보다 떨어진 개발여건 때문이라는 등 이유는 많다. 또 자신이 감동을 받았거나 재밌었다고 생각하는 게임에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 스스로 생각의 틀에 가치고 만다.
또 교육상황은 어떠한가? 현재의 교육 쪽은 좀 심하게 말하면 게임 개발에 뛰어들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의례 통과하게 해서 학생들의 학비를 더 내게하는 존재라고나 할까?
제자들을 어떻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교수님들을 보았지만 대부분은 아직은 게임업계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그걸 달성시키기 위해 무엇들을 어떤 절차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커리큘럼 자체도 제대로 확립돼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인력이 없다고 아우성을 친다. 보다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일을 하겠다는 인력은 많은데 정작 쓸 만한 인력이 없다라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게임은 지금까지 메이저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온라인 PC게임이라는 곳에서 엄청난 부와 성장을 해왔다. 이제 메이저들도 온라인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세계의 최고들과 경쟁의 상황이 곧 도래할 것이다. 이제 이들을 상대로 놓지 않고선 절대로 살아 남을 수 없다. 게임이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고부가가치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부가가치란 의미는 그만큼 만들어 내기 힘들다는 뜻이며 많은 이윤을 내는 사람 이면에 쪽박을 차는 사람도 많음을 명심하자.
성공을 하려면 이제 세계의 벽에 도전하자. 또 그 벽을 넘자. 최고보다 앞서려는 기술력, 최고보다 눈에 띄려는 그래픽, 최고가 하지 않은 새로운 재미를 주는 기획력으로 이제 아주 빠르게! 목표를 전세계의 유저들로 경쟁상대를 각 분야의 최고의 메이저 회사로 잡아야만 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랭이 찢어지자는 말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맞다! 지금 우리는 뱁새다(-_-;) 하지만 요지는 뱁새로 따라가자는 소리가 아니라 먼저 자신부터 황새가 된 후 앞서간 황새를 따라가자는 뜻이다.
기업, 개발자, 교육자, 정부 등 각자 목표를 세계최고로 잡고 뛰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10년쯤 후엔 아마 세계적인 각종 게임쇼에 국내의 업체들이 대규모로 메이저 업체로 점령해 버리고 국내 게임쇼과 전세계 게임머들의 초점이 되는 그 날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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