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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홍] (주)엔터메이트 대표이사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05.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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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개발중인 게임이 기존 게임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가. 단지 약간의 차별화를 둔 일반적인 게임을 양산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개발을 멈추어라.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유무형 비용과 개발인력의 퇴화를 맞이할 것이다.

우리들이 자주 접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에 관한 매력적인 문구들이다. 그러나 과연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중에 위에 나열된 호화찬란한 문구 중 맞장구를 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의문이다. 다시 말해서 수많은 게임개발사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이며 와 닿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런 사실에 동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자신의 모습을 보면 희망을 갖고는 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다수일 것이다.

우리는 이제 우리 몸뚱이의 체질을 바꿔야 할 시기이다. 이제는 단지 게임을 개발하고있는 개발노동력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 차별성에 근거한 창작과 기획력의 부문의 경쟁력의 바탕위에 개발노동력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탄탄히 갖추어져야 개발인력의 부문별 인프라가 생성이되고 경쟁력을 갖추리라 본다.

애니메이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최근 몇 년간 한국은 애니메이션 하도급분야에서 세계에서 최고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일부업체가 자체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것 외에는 상당부분의 외주업무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한 중국으로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이는 한국의 산업전반에 걸쳐있는 하도급 주문생산의 이동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의 경우는 어떤가. 혹시 지금 게임을 개발중인 업체가 있다면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라. 지금 개발중인게임이 완성시점에서 어떤 상황을 맞이하겠는가. 지금 서비스되고있는 게임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가. 단지 캐릭터의 모양, 무기, 마법에 약간의 차별화를 두어 일반적인 게임을 양산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개발을 멈추어라. 앞으로 더 큰 유무형 비용과 개발인력의 퇴화를 맞이할 것이다.

최근 성공적으로 런칭한 게임을 보면 2D에서 3D라는 시각적인 차별화에 성공하거나 게이머가 요구하는 전투시의 짜릿한 손맛에 특징을 둔 게임이나 사용자 연령대에 차별을 기한 작품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임개발인력을 키워내는 강좌나 학과가 명지대를 비롯하여 호서대, 아주대 등 여러 군데 생겨나고 있다. 전문적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산해 낸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단지 시대 조류에 맞추어 등 떠밀리듯이 개설되는 비슷한 노동인력 양성소가 아니기를 바란다. 개발인력의 양적인 증가가 개발 인프라의 구축이라는 명제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학과마다 교육생들의 자질에 따른 철저한 커리큘럼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핵심전문인력을 키우는데 장소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 자칫 노동력을 양산하는 시대의 유행에 그치질 않았으면 하는 얘기다.

또 한가지는 최근 경기의 회복국면에 있어 정부나 기업 또는 투자기관에서 문화산업 육성에 맞추어 대대적인 투자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퍽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다소 우려되는 것은 우수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하게 개발돼서 돈이 될만한 게임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느낌이다. 이는 컨텐츠 개발을 위한 투자라고 보기보다는 마케팅비용 정도를 투자하고 수익을 올리겠다는 투기개념의 성격이 강하다 할 수 있다. 문화산업은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금의 적절한 배치운용, 각부문의 전문화된 핵심인력 양성, 차별화된 게임개발 의지. 이것이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게임산업의 인프라가 정착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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