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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형 게임 선불 카드, 정착할 수 있을 것인가

  • 경향게임스 기자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5.01.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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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은 많은 혁명을 가져왔다. 시선이 따가왔던 청소년 놀이문화를 하나의 컨텐츠 및 문화활동으로 이끌어왔으며 IT 산업과 더불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분야로 손ㄱ꼽혀 오기도 했다. 양과 질 모두 발전해 나가고 있는 국산 온라인 게임들은 게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바꿔 놓아, 성별의 구분 없이 넓은 연령층이 즐기고 있는 게임에 ‘국민 게임’이라는 호칭을 달아줄 정도에 이르렀다.

온라인 게임 시장은 다양한 각도로 성장해 왔지만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중 ‘게임 요금 결제 문제’는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은 ARS 및 핸드폰 등을 통해 무단으로 게임 요금을 결제하는 미성년자들과 어마어마한 요금 결제로 인한 부모와 제작사의 분쟁으로 인해 온라인 게임의 문제점들 중 가장 큰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바로 특정 게임에 적용되는 ‘게임 선불 카드’다. 충전식 혹은 소액권과 같은 스타일의 게임 선불 카드는 해당 게임에 있어서는 무분별한 게임 요금 결제라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으나, 역시 특정 게임에만 적용된다는 한계를 감출 수는 없었다.

이에,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모토로 모든 온라인 게임에서 적용되는 ‘통합형 게임 선불 카드’ 제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통합형 게임 선불 카드는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보면 이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문제는 카드의 실효성 범위이다. 현재 NHN, 그라비티, 웹젠 등 국내의 대표적인 게임 회사들이 참가할 예정이라 한다.

통합 카드로 이용자에게 다양한 게임을 제시,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의도는 좋지만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추세를 보면 유행중인 게임 혹은 자신이 즐기는 1~2가지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통합 카드가 발행된 다음 그 통합 카드의 결제 대상이 특정 게임에만 집중된다면 어떻게 될까.

통합 카드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인정한 카드 발행 기관을 통해 발행될 예정이다. 인기있는 게임을 보유한 회사는 통합 카드를 거치지 않고 고객의 결제를 직접 받는 편이 보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통합 카드에 참여하지 않거나, 인기 게임의 개발 후 회원사가 탈퇴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통합카드를 선호하는 층은 부모동의를 받는 미성년자이며, 현재 그 타겟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회사는 대부분 이미 캐쉬카드사업에 뛰어들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두 번째는 카드의 적용 범위 문제다. 물론 통합 카드의 발행은 미성년자들의 무분별한 온라인 결제를 막고 보다 건전한 온라인 게임 환경을 만들자는데 있지만, 단지 미성년자들만을 타겟으로 한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결제 수단에 그칠 수 밖에 없다. 현재 게임 선불 카드는 문구점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통합 카드가 발행되어 편의점 등을 통해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더라도, 과연 이같은 카드를 성인들이 이용할 것인가. 게임 도중, 혹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 ‘귀차니즘’을 무릅쓰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카드를 구입하기 보다는 핸드폰이라는 편리한 결제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지 않을까.

세 번째는 수익성 문제로 인한 사업 지속성이다. 현재 N사에서 발행하고 있는 캐쉬카드의 마진구조도 열악할 정도로 약하다. 어느 상품을 막론하고 유통시장에서 마진 황금율은 15%~20% 정도이다. 물론 고가의 카드정책으로 인해 한자릿수 마진만으로도 만족하는 금액이 나올 수 있지만 판매율이 급격히 줄거나 비인기 게임만으로 포장될 경우 판매상들의 도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선불형 카드는 현금과 마찬가지로 취급되기 때문에 판매상들은 현금을 미리 입금하는 선수금형 거래를 하게 된다. 마진율을 개선해서 20% 가까이 양보한다 해도, 선금을 미리 지불하고 판매속도나 느리면 결국 판매상들의 손실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좋은 의도로 계획중인 통합형 게임 선불 카드가 발전적이며 안정적으로 정착했으면 한다. 더 이상 온라인상의 결제 부조리가 생기지 않도록 의도한 방향으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상기와 같은 연령층 및 게임성향에 따라 변수가 적용되는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시기상조라는 말도 나오는 것도 사실인 만큼 앞서 언급한 숙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때 통합 선불 카드는 건전한 온라인 게임 시장을 여는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원씨아이 게임사업부 송동석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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