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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이 된 서브컬쳐 게임, ‘오덕’이 경쟁력인 시대

  • 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2.08.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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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오타쿠, 오덕 등으로 대표되는 서브컬쳐가 이제는 시장에서 메인 장르로 각광 받고 있다. 하위문화라고 여겼던 서브컬쳐는 게임에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면서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서브컬쳐의 매력을 아낌없이 발산하고 있는 타이틀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다.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이 게임은 경주마를 미소녀로 의인화해, 유저들에게 육성과 수집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발표했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와의 정서적인 차이 등으로 큰 성공은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됐던, 대부분의 서브컬쳐 게임들이 반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장기 레이스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우마무스메’ 역시 그 정도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기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지난 6월 20일 출시된 ‘우마무스메’는 이틀이 지난 22일에는 구글 최고 게임 매출 순위 7위를 기록, 23일에는 5위, 26일에는 2위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10위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우마무스메’는 지난 7월 말 업데이트를 발판으로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8월 5일 기준,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에서도 ‘리니지M’과 ‘리니지W’ 다음으로 3위를 기록중에 있다. 

서브컬쳐 시장 규모는 이전에도 충분히 증명됐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시작으로 ‘데스트니 차일드’, ‘소녀전선’, ‘붕괴’, ‘원신’, ‘블루 아카이브’ 등 다양한 작품들이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지만, 메인 장르로 인정받기에는 살짝 부족함이 있었다. 

이번 ‘우마무스메’ 1위 기록은 그런 측면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MMORPG 장르에 대한 피로도와 함께, 매번 똑같은 게임성으로 일관된 양산형 작품에 유저들이 지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익숙하지만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서브컬쳐 장르가 주류로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다. 

서브컬쳐 장르도 잘 만들면 1위를 할 수 있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큰 일본에서는 서브컬쳐가 이미 메인 장르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일본 시장 공략에 있어서도 매력적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독자 IP의 부재와 중국 게임들과의 경쟁에 있다. ‘블루 아카이브’, ‘데스트니 차일드’ 이외에 국내 IP로 인정을 받은 서브컬쳐 게임은 전무한 상황이다. 오히려 중국산 서브컬쳐 게임들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고, 롱런을 이어가고 있다. ‘붕괴’, ‘원신’이 대표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성공을 맞본 중국 개발사들이 글로벌 타깃 서브컬쳐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과의 경쟁에서도 이미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장 출시 예정인 퍼펙트월드 ‘타워 오브 판타지’만 봐도 미려한 그래픽에 SF 세계관과 미소녀 액션을 접목한 트렌디한 게임으로 국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작품으로는 시프트업이 개발 중인 ‘승리의 여신 니케’가 눈에 띈다. 현재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중으로, SNS 입소문을 타면서 좋은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이 커진 만큼, 우리만의 IP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김형태표 서브컬쳐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다. 

일본 시장에서 잠깐이지만, ‘블루 아카이브’가 최고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던 만큼, 충분히 우리나라 서브컬쳐 게임도 글로벌에서 승부를 걸 만 하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단순 흉내만으로는 서브컬쳐 게임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진짜 마니아들이 말하는 혼을 담아야 한다. 오덕도 경쟁력이다. 우리나라 오덕들이 만드는 진짜 서브컬쳐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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