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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신선한 피가 필요하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9.2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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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계에 기획 기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획력 부재는 게임의 흥미로 직결되면서 유저들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빅3’라 불리며 시장에 출시된 ‘썬’,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후 출시된 MMORPG중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R2'가 평균동시접속자 수 4만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획력으로 승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90년대 후반 직관적인 MMORPG의 시스템을 그래픽만 업그레이드 시켰을 뿐, 색다른 기획력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기획력의 부재를 기획자들의 기획마인드 부재에서 찾고 있다. 온라인 게임 10년이라는 역사 동안, 국내 스타 기획자들은 양손으로 꼽을 만큼 적다. 소위 스타 기획자라고 명명되는 이들 역시, 성공한 게임이 잣대가 되어 게임성 보다 유저들의 인기에 편중돼 있다.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기획자가 나오기 힘든 구조를 타고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온라인 게임 10년, 게임의 질적인 개발보다는 수익성에 급급하며 최대한 빠르게 개발한다는 모토가 팽배해졌다. 게임개발인력 역시 부족한 상황에서 신생개발사들 마저 경력을 원하면서 게임개발인력 몸값만 천정부지로 올랐다. 정작 신입 게임개발인력들은 밀려나면서 개발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국내 게임개발업계의 주소다. 게임개발인력 중에서 신입 기획자는 찾아볼 수도 없다. 제대로 된 실무를 거치지 않은 기획자는 아예 키울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제 아무리 스타 기획자라 할지라도 그가 보여줄 수 있는 기획력은 한계가 있다. 새로운 인재들이 등용, 게임산업을 키워야한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다. 새로운 물의 유입이 그 어느 때 보다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선 국내 게임교육 여건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내 대학에 게임학과가 신설, 운영되고 있지만, 전혀 실무와 다른 교육으로 게임개발사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게임학과를 나와도 사설기관에서 실무를 배워야지 취업이 된다는 것은 정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사설 교육기관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학생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몇몇 사설교육기관은 교육은 뒷전인 채 학생수 채우기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다시 인력난으로 악순환 되면서 게임력 부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세계 일류 기업으로 자리 잡은 삼성은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에 있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소문났다. 경력사원 1명을 스카웃 하기보다는 가능성 인재 10명을 키우겠다는 그들의 정책은 성공했다.

기존 경력사원들의 노하우와 신입들의 열정은 연구센터에서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켰고 그 기술을 발판으로 경쟁사들 사이에서 당당히 1위를 지키고 있다. 게임산업도 변화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고인물로 똑같은 게임을 시장에 내놓을 순 없다. 이런 상태라면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는 타이틀마저 뺏길 위기다. 중국의 무섭게 게임개발시장 팽창으로 기술력을 압박해오고 있고 온라인 인프라를 구축한 일본은 옛 게임왕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분분투하고 있다. 게임개발자가 살아야 국내 게임산업이 산다는 점을 빠르게 인식, 새로운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전진 없는 답보로 후발주자들에게 1위를 뺏기던가,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온라인 게임 강국의 위상을 지킬 것인가는 지금 개발사 당신들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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