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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콘진 이양환 게임 본부장 “게임 한류, 게임 할리우드 시대 목표 적극 지원 이어나갈 것”

  • 도쿄=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9.17 17:12
  • 수정 2022.09.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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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들이 해외 게임쇼에서 상을 타고, 올해의 게임 상(GOTY)를 노린다. 너무 엉렵고, 힘들고, 불가능해 보이는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게임스컴 2022에서 3관왕을 수상한 네오위즈 ‘P의 거짓’을 봐도 이제 더 이상 허황된 이야기는 아닐 터다. 독일 게임스컴에서는 ‘P의 거짓’만 한국 게임이었던 것은 아니다. 30개가 넘는 기업들이 전시에 임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준비한 부스에서는 15개 기업이 참가해 상담 건수만 256건. 상담 금액으로는 약 9천만 달러 성과를 냈다. 이어 이번에는 일본 도쿄게임쇼2022에 참가를 결정했고 현장에서 15개 게임을 선보였다.

실제 현장에서는 바이어들이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관을 방문해 게임을 플레이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광경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다. 전 세계를 돌면서 게임을 전시하고, 한국 게임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비록 처음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점차 느낌이 다르다. 시간이 더 지난다면 세계적인 게임들이 즐비한 공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에 도쿄게임쇼2022 현장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양환 게임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Q. 글로벌 시장 전시를 결정한 부분이 궁금하다. 코로나 이후에 해외로 나가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듯 하다. 도쿄게임쇼도 참가하게 됐는데. 참가를 결정한 이유는. 

A.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가 있었다면, 3년 뒤인 지금 다시 한번 분위기가 변한다고 본다. 지금이 중요한 흐름으로 이 시기에 국내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도쿄게임쇼2022는 사전에 분위기가 좋았다. 부스가 완판되고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행사가 커질 것이라고 봤다. 앞서 독일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고 확인했고 도쿄게임쇼도 참가를 결정했다.

이 같은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은 참가사들이 바이어를 만나고 계약을 맺고, 방문객들을 만나는 것을 지원하는 의미도 있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우리도 해외에 나가 보면서 분위기를 읽고, 사람들을 만나고, 의견을 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확인하는 자리가 된다. 이를 통해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Q. 한국공동관에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바이어들이 몰려들어 게임을 플레이하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을 목격했는데. 분위기는 어떤가. 

A. 올해 전시에 응모해주신 분들이 많다. 참가해주신 분들은 다년간 게임을 개발하고 론칭한 경력이 있고, 이미 상용게임으로 성과를 낸 분들도 적지 않다. 이런저런 경험을 겪으신 베테랑들이 오다 보니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인 희망이지만 참가하신 분과 방문하신 분들 모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Q. 트렌드 이야기를 좀 더 해보고 싶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스도 콘솔게임이나 PC게임들이 많이 늘었다. 불과 몇년 전 부터 콘솔게임 지원을 강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영향이 있는 것인가. 

A. 정책 부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지만 성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우연일수도 있는 부분으로 지원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다만 몇 년전 부터 이 시장이 중요하다고 본 것은 사실이다. 콘솔 시장도 점차 확장되고 있고 국내 관심도 시작되던 시기에 정책을 폈다.

우리가 콘솔 시장을 빨리 했다기 보다는, 국내 개발사분들이 필요해 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정책 지원활동을 해왔고,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듣는 일이다. 많은 분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하고, 그것의 타당성을 조사하고, 기획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한가지 다른 점이라면 접근성 부분을 들고 싶다. 기존 패키지 발매에서 PC 다운로드 시장이 열리면서 다양한 기업에게 기회가 열렸고, 창의력과 개발력을 발휘하는 분들이 나오면서 지금 단계에 도달한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더 나아갈길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Q. 다음 단계가 궁금하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시장에서 우뚝 서는 게임이 나온다면 더할나위 없는 일일터다. 다만 PC게임이나 모바일게임 개발 노하우는 분명하지만 콘솔게임 노하우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달리지 않는가. 

A. 도쿄게임쇼도 3년 만에 열렸다. 지금은 시장의 흐름이 크게 변하는 시점이다. GDC가 열리는 내년쯤이면 확실하게 트렌드가 보일 것이다. 계속 전시를 해 나가다 보면 유저들이 뭘 찾는지, 코로나 이전과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보면서 대응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그렇다보니 많은 분들이 이를 고민하시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도 이를 빨리 파악하고 논의 해야 하는 시점이다 보니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자 한다. 

노하우 부문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대신 현실적으로 다른 문제들이 좀 더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지금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력난이다. 기업들이 새 분야를 발굴하고 도전하고, 개발을 하고 싶어도 인력을 충원하기가 쉽지 않다. 몇 년 사이 연봉이 많이 오르고 IT업계가 성장하면서 게임 개발자들이 IT업계로 많이 넘어가는 분위기다. 반대로 IT분야에서 게임으로 넘어 올 수 있느냐고 한다면 그것은 쉽지 않은 이야기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인력난이 심하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지금으로서는 당장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강생들을 늘려가면서 새로운 개발자들을 육성하는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규모를 더 늘려서 240명까지 정원을 늘리고, 다른 학교들과 연계를 통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동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해보고, 실무와 함께 협업해 보기도 하면서 인재를 키워 나갈 계획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해외 개발자들과 협업하는 문제도 고심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기 때문에 국내에 집중해야 하는 면이 있어 좀 더 면밀한 검토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 니즈 중 하나는 해외 개발자들을 아웃소싱 형태로 쓰는 방안이다. 개발 임금이 오르다보니 유럽 지역(폴란드 등)이나 동남아시아(베트남 등)에서 개발을 하는 실력자들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왔는데,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에는 개발사들을 만나면 지원비를 올려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지금은 해외 아웃소싱을 도와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 현실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클라우드 형태로 협업을 하는 형태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현황을 좀 더 파악하고 면밀히 검토해 볼 계획이다. 

Q. 일본에서 사업하시는 분들을 만나 뵈면서 들을 이야기인데, 예년 대비 한국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고 한다. 피부로 체감될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A. 위상이 조금은 올라갔다고 본다. 인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한국 콘텐츠 모든 분야가 전 세계에서 인식이 올라가고 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나, 영화 기생충, 웹툰, K팝 등 우리 콘텐츠를 만드는 수준이 올라오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추세다. 게임은 두말할 필요 없지 않은가. 

이 같은 현상들이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정책을 만들고 보조해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적재산권이라고 본다. 옆에 홀(4~5홀)을 가보시면 드래곤볼, 원피스 등 세계적인 지적 재산권으로 게임을 만들고 수십년째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관을 만든다음에, 그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발전시켜 나가니까 지적재산권이 됐다. 우리나라도 한 단계 올라간 것은 맞으나 세계관을 형성하고 이를 지적재산권으로 만드는 단계까지는 아직 못 온것이 아닌가 한다. 

여러 지적재산권들을 기반으로 협업해서 게임과 영화, 드라마, 웹툰 등이 원소스 멀티 유즈로 서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Q. 다른 관점에 서 보면 드래곤볼이 우리 세대에는 대단한 콘텐츠이나 지금의 10대에게도 대단한 콘텐츠일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어쩌면 지금의 20대에게는 드래곤볼보다 오징어 게임이 더 가까울 수 있는 것은 아니겠는가. 

A. 세대가 바뀌는 것은 확실하다. M세대와 Z세대간 괴리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다른 조사 기관에서는 지금의 초등학생과 중학생 세대를 알파 세대로 부르는 것도 본 적 있다. 흔히 우리 세대 시각에서는 알파세대라는 집단이 태어날 때 부터 스마트폰을 물고 태어나는 세대고, 게임 네이티브 세대일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오히려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기는 이들이 알파 세대란 조사가 있다. 우리가 너무 섵부르게 판단하면 안된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하시는 말씀도 일리는 있다. 알파 세대가 과연 좋아할지 아닐지를 판단해서 본다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Q.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게임 할리우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인가. 

A. 그렇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나아가는 행사로 만들고자 한다. 이미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본다. 먼 미래를 그린다면 내실을 다져야 한다. 앞서 설명한 지적재산권 문제도 그렇지만 알파 세대를 겨냥한 정책이나 그 윗세대를 겨냥한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일례로 알파 세대는 ESG를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단순히 기업경영차원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식면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를 세대차이로 표현하는 이들도 있으나 자세한 표현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변화가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10대에 맞는 콘텐츠가 있어야 할테고 우리가 이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게임 역시 같은 맥락에서 ESG에 영향을 받을 만한 기능성 콘텐츠(디지털 치료제 등)을 연구하면서 코드를 맞춰 나가는 것과 같은 방안도 있을 것이다. 

Q. 향후 정책 방향이 궁금하다

A. 지금까지 우리가 양적 성장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 할 때다. 이미 제작지원, 수출지원 등과 같이 한번으로 끝나는 부분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지원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양질의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로세스가 우리 원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들이다. 다년간 지원책을 통해 준비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갈 일임은 틀림이 없다.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다고 싶다가도 트렌드가 바뀌면서 변화가 계속되기 때문에 어려운 일들이다. 

앞으로 세대들은 게임을 평생 즐기는 세대들이 자리잡는 세대다. 세대별로 즐기는 게임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그렇다면 지원도 좀 더 다양해져야 하고 내실을 다져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일본 부스를 둘러 보면서 가장 인상깊게 본 부분들은 학생 부스다. 학생들이 쭈뼛쭈뼛하지 않고 직접 나서서 뭐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지금도 인터뷰가 끝나면 다시 학생 부스들을 둘려 보고 싶을 정도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미래가 온다면 게임 할리우드가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진흥원)도 더 많이 고민해서 언젠가는 해답을 찾아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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