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 편 <2>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10.31 09:5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적한 팀원들 때문에, 마음은 ‘싱숭생숭’
최근 우리 팀의 성적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등을 두들겨 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동안 함께 했던 팀원들이 빠져나가고 8월 한 달 동안 우린 서로 말없이 자기 생활에만 충실했다. 연습도 외출을 하는 것도 수다를 떠는 것도 정해진 규칙을 떠나 모두 마음대로였다. 식구의 절반이 떨어져나간 느낌이었을까. 예전처럼 작은 농담에 싱글싱글 웃는 우리들이 아닌 것만 같았다. 새로운 우리.

프로리그 후기리그가 시작되고 우리 팀의 첫 경기가 있던 날, 나는 코에 손톱만한 뾰루지가 나서 이만저만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계속 거울을 보고 밴드로 가려봐도 그 우스운 꼴이란! 막내의 걱정이 너무 거셌는지(?) 형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밴드를 뾰루지 크기만큼 오려서 붙여서 피부와 비슷하게 ‘변장’을 해주는 가하면 기효형은 “상우야, 카메라가 너를 향하면 내가 온몸으로 막아줄게.”라고 위로를 건네기까지. 순간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게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난 뾰루지 녀석 때문에 좀 우울했지만 그날 우리는 경기에서 이겼고 반쪽들이 떨어져 나간 것 같았던 슬픈 기분은 한순간에 툭 떨어져나갔다. 숙소에 돌아와 우리는 ‘뭔가를 보여주자’고 다짐했다. 무언의 상대를 향한 독기도 품었다. 팀 분위기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팀 분위기가 다시 살아난 데에는 도현이 형의 공이 크다. 도현이 형이 들어온 지 아직 일년은 안 됐지만 그는 이제 완전히 ‘큐리스타’가 되버렸다. 우리들의 어설픈 농담을 이끌어낼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섰으니 말이다.

처음에 도현이 형은 숙소에 들어와서 많이 힘들어했다. 도무지 연습에서의 좋은 성적이 실전에서는 나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나도 게임이 안 풀리면 잠을 못자는 편인데. 도현이 형은 팀을 이적한 뒤 안티팬들이 적어놓은 비난성 글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런 말을 한번 마음에 담아두면 잊어버리지 못할 만큼 여린 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도현이 형은 우리들과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하 웃어버린다. 아마 윤열이 형이 힘들어할 때 가장 많이 웃게 해준 사람은 도현이 형일 것이다. 요즘엔 어딜 가나 자기를 ‘국가대표’ 나도현이라고 소개해 우리들의 심기를 언짢게 하지만. -_-;; 지금 우리는 예전의 우리들을 다시 찾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함께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최고가 된 기분, 다시 느껴보고 싶다.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 김상우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