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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매직엔스 <1>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10.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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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심양면 챙겨줬던 정민이 형 ‘보고 싶어요!’

나는 올해 추석이 지나면 KTF매직엔스에 들어온 지 딱 2년이 된다. 사실 처음엔 프로게이머가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재미로 커리지매치에 출전해 입상을 한 나는 당시 팀 내에 있었던 현수 형을 통해 입단 소개를 받을 수 있었다. 유명 프로게이머들과 한 숙소에서 게임만 마냥 할 수 있다는 ‘가벼운’ 생각에 선뜻 숙소 생활에 몸을 담은 나는 얼마 안가 그 생각이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선배들은 모두 ‘프로’였다. 승리를 위해 그야말로 처절하게 승부를 겨누는... 학교와 숙소 생활의 병행이 힘들어 내 발로 뛰쳐나갔던 나는 그제서야 진정한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KTF로 다시 돌아왔다. 정식으로 입단을 하고 보니 나의 위치는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오리지널’ 막내였다.

즉, 선배들의 잔심부름을 도맡아 해야 하는 위치라고나 할까. (이건 추측이지만 맨처음 현수 형이 나를 부른 것은 고된 ‘막내’ 생활을 청산하고 싶은 계획된 의도였던 것 같다. 민구형도 ‘막내’ 생활을 청산하려고 현수 형을 불렀던 것처럼 말이다. ㅋㅋ) 당시 숙소에는 ‘이모님’도 계시지 않아 설거지며 빨래, 청소를 모두 내가 해야 했다. 힘들었지만 연예인처럼 느껴지던 스타게이머 형들이 나와 함께 내추럴한(?) 차림으로 밥도 먹고 잠도 잔다하니 신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형들은 나에게 어려운 선배였다. 내성적인 나는 형들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 때 정말 많이 챙겨준 사람이 지금은 해설위원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정민이 형이다.

당시 정민이 형은 나에게 귀찮을 정도로 이것저것 잔소리를 많이 했다. 지금 내 밑으로 있는 5명의 연습생을 후배로 삼고 보니 정민이 형의 마음 씀씀이가 얼마나 정성스러웠는지 깨닫게 됐다. 내 후배들은 말이 없는 선배를 둬서 좀 괴로울 것이다. 팀원들이 나를 부르는 별명이 있다. 이젠 이름을 부르면 어색할 정도다. 나는 그 별명이 좋다. 좀처럼 말이 없는 내가 팀원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되었기 때문이다. ‘폭풍저그’, ‘몽상가’처럼 멋진 닉네임은 아니지만 형들이 붙여준 별명은 숙소 안에서만 통하는 김윤환의 ‘암호’같은 것이다.

■ 다음주에는 르까프 오즈의 이제동이 전하는 팀다이어리 첫 회가 이어집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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