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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까프 오즈 <1>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10.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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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웠던 서울 숙소 생활, ‘딸기가 응원!’

10월이 되니 벌써부터 추석이 기다려진다. 오래동안 갈 수 없었던 집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울산에 있다. 서울에서 숙소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집이 그리워 잠을 설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이번 추석 때는 가족들에게 ‘프로게이머 이제동’이 되어 돌아왔단 사실을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다. ㅎㅎ 나는 올해 초 1월에 보름 동안, 그 후로 2개월 뒤인 3월부터 정식으로 팀원이 됐다. 조정웅 감독님은 1월 1일 PC방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고 있는 나를 숙소로 불러 보름동안 훈련을 시키셨다. 먹고 자고 연습. 그 효과가 있었는지 나는 바로 그 다음 커리지매치에서 프로게이머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하지만 창단 전이었던 우리팀 숙소는 너무 좁아 내가 들어가서 지낼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3월, 다시 숙소에 들어오라는 제의를 받은 나는 그 좁고 허름한 숙소에서 선배들의 심부름으로 프로게이머의 입문 과정을 거쳤다. 일도 힘들었지만 내성적인 나의 성격에 팀원들과 부딪히고 친해지는 일이 어려웠다. 주장 성곤이 형은 누구보다 나의 그런 점을 잘 알고 챙겨주신 분이다. 막내로 자라 아무것도 해보지 않았던 응석받이가 숙소에 와서 왠지 모를 서러움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창단 이후 훨씬 넓어진 숙소에서 할 일은 줄어들었고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설레었지만 이게 왠 일? 집이 넓었다. -_-;; 프로리그가 개막하면서 형들과 함께 ‘날밤’ 연습의 효과가 있었는지 성적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숙소에 들어와 보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

게다가 침대 배정도 2층에서 1층으로 승격됐다. 원래 2층은 연습생, 1층은 주전이 사용한다. 솔직히 좀 아쉽긴 하다. 1층은 바닥하고 낮아서 무섭진 않지만 독립된 공간은 2층 침대가 훨씬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팀 ‘진짜 막내’ 딸기(르까프 오즈 숙소에서 키우고 있는 강아지.)가 밤마다 콩콩거리며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나다니면 어찌나 좋아하는 지 쉬는 시간에는 딸기랑 놀아주는 게 우리 일이 됐다. 하지만 딸기와 이번 추석 때 이별을 해야한다. 딸기가 자라면서 해줘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감독님이 본가로 데려가신다고 한다. 딸기가 없으면 마음이 무척 허전할 것 같은데... 같은 막내였으니 말이다. ‘딸기야, 예쁜 어른이 되서 놀러오렴’

■ 다음주에는 e네이처 톱 팀의 김원기가 전하는 팀다이어리 첫 회가 이어집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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