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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까프 오즈 <2>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11.0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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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전체 비만 금지령! 다이어트 돌입~

딸기(숙소에서 키우고 있는 강아지)가 돌아왔다. 영영 작별할 줄 알았는데 추석이 끝난 직후 감독님은 딸기를 숙소에 데리고 오셨다. 이유는 감독님 어머님도 ‘NO!’라고 하셨기 때문. 너무 폴짝 폴짝 뛰어다니기만 하는 딸기를 보니 감독님 어머니도 두 손, 두 발 다 들으신 모양이다. 결국 감독님은 우리가 경기하는 시간에는 감독님 방에 가둬두기로 결정하셨다. 가끔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이제 딸기도 우리가 연습할 시간이라는 것을 아는 지 혼자 잘 논다. 하지만 나는 요즘 딸기와 사이가 좋지 않다. 사실 나는 귀엽고 예쁘기만 한데 슬슬 피하는 건 딸기다. 사건이 있었다.

쉬는 시간에 딸기를 안고 숙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꼼지락거리는 딸기를 손에서 놓치고 만 것이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딸기를 보고 팀원들이 달려왔다. 정말 깜짝 놀랐다. 수직으로 떨어지다니... 다친 데는 없는 지 천천히 살폈는데 다행히도 딸기는 그 뒤 더 활발하게 돌아다니고 밥도 잘 먹는다. 하지만 달라진 하나! 나를 피하기 시작했다. 영종이 형 무릎에 앉아 잠도 잘 자고 때론 성곤이 형의 꼬리잡기 놀이에도 좋다고 꼬리를 흔들었던 딸기는 내가 안으려고 하면 빠져나오고 만지려고 하면 저만치 도망가고 만다. 형들은 그 때의 충격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않은 것 같다면서 나를 위로했다.

그래도 숙소에선 내가 제일 귀염을 많이 받는데 딸기가 날 미워하니 기분은 별로다. 이모님도 ‘우리 제동이가 밥도 잘 먹고, 심부름도 잘 하고 제일 이쁘다’고 하셨는데... 사실 우리 팀은 아직까지도 식판을 받아 각자 먹을 만큼 음식을 가져온다. 나란히 앉아 밥을 먹을 때면 군대에 와 있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ㅎㅎ 나는 골뱅이 무침하고 된장찌개를 제일 좋아하는 데 이모님께 ‘해주세요’ 말씀드리면 언제든지 그 날 저녁엔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올라온다.

하지만 남기면 설거지 벌칙! 팀원들은 설거지가 하기 싫어 무조건 쓱쓱싹싹 밥을 다 비운다. 히히 요즘 우리 팀은 다이어트 식단이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고기를 구워먹었는데 처음엔 두어명에서 여럿이 살이 찌니까 이모님이 당분간 야채하고 단백질 섭취만 해야 된다고 엄명을 내리셨다. 덩달아 딸기도 고기반찬이 뚝 떨어졌는데. ‘딸기야, 맛난 음식으로 화해하면 안 될까.’

<글 = 이제동>

■ 다음주에는 이스트로의 김원기가 전하는 팀다이어리가 이어집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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