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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매직엔스 <3>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11.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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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 투자금’으로 떡볶이 파티!

겨우 지난 주 패배를 만회했다. 하지만 팀은 여전히 꼴찌.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에 적응하면 ‘안 된다 안 된다’ 주문을 걸면서도 오랫동안 지속될까 겁난다. 팀원들을 아는 관계자 분들은 우리들을 볼 때마다 핀잔도 주시고 꾸지람도 주신다. 막내일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혼자서 계속 이런 저런 생각에 감독님께 죄송하고 형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본 우리 감독님은 정말 화를 낼 줄 모르시는 인자한 분인 것 같다. 맨 처음 우리 숙소에 오셨을 때 서로 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서인지 자율적인 시스템에 우리를 맡기셨다.

그렇지만 성적이 점점 저조해지고 하다보니 연습 시간도 늘어나고… 요즘에는 잠이 오질 않는다. 나뿐만이 아니다. 팀원들도 침대에 누우면 서로 말은 없지만 뒤척이는 소리가 새벽 늦게까지 들린다. 예전에는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힘에 부치고 피곤해서 잠이 스르르 왔는데 걱정이 산처럼 쌓이다 보니 '늦잠보'인 나도 선잠을 자기 일쑤다. 정석이 형의 슈퍼파이트 일정이 다가오면서 줄곧 나는 형의 연습상대가 됐다. 오늘 일기가 공개된 뒤에는 이미 경기가 끝나 있겠지만 난 형이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다시 일어섰으면 하는 바램이다.

승패를 떠나서 정말 열심히 하는 정석이 형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맵마다 VOD를 보고 빌드를 꼼꼼히 적어서 메모해두기도 하고 빌드 구상하느라 새벽 늦게까지 홀로 연습실에 남아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썰렁한 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곧잘 망가지기도(?) 한다. 어제는 한참 연습을 하다가 떡볶이를 먹기로 했는데 정석이 형 주머니에서 고작 4천원이 나오자 팀원들의 원성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억대 연봉자가 왜 이렇게 짠거야’라는 불만부터 ‘나 안 먹어!’라는 삐짐투의 원성까지 연습실이 시끌시끌해졌다. 그러자 정석이 형은 익살스런 표정으로 감독님과 코치님, 민이 형, 진호 형에게 자신에게 ‘투자’하라면서 돈을 싹싹 긁어오는 센스를 발휘했다. 다들 눈을 흘겼지만 그게 형만의 ‘애교’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연습 상대인 나에게 늘 고맙단 인사를 하는 ‘바른생활 사나이’ 정석이 형이 꼭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형! 화이팅이요!!’

■ 다음주에는 르까프 오즈의 이제동이 전하는 팀다이어리가 이어집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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