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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F매직엔스 <5>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7.01.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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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환이는 강 민의 ‘전용비서’

숙소는 지금 시끌시끌하다. 연습생들이 대거 들어왔기 때문이다. 11개 게임단 중에 우리 팀원들이 제일 많다고 하니 이름 외우는 것부터 숙제다. ㅎㅎ 베틀넷을 통해 유명한 선수들을 데려와 숙소에서 선발전을 거쳐 뽑힌 후배들이다. 이제 나는 막내의 역할을 안 해도 될 만큼 후배가 많이 생긴 것이다. 숙소에서 해야 할 이것저것 잔심부름을 졸업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평균 연령대도 18살이라 나보다 어리다. 갑작스레 늘어난 식구들 때문에 잘 때도 꼭 붙어 자느라 고생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일부는 새 숙소를 구해 이사 갈 계획이다. 다들 프로게이머와 함께 숙소에서 지낸다는 생각에 어색한 모양이지만 무작정 숙소에 들어온 나보다 나을 것이다. ㅎㅎ 그런데 문제는 좀 있다. 숙소에 이렇게 많은 후배들이 들어왔지만 난 여전히 형들의 심부름을 하고 있다. 형들은 ‘윤환아, 이리와봐’라는 얘기를 하루에도 몇 번 씩 한다.

제일 나를 신용(?)하는 사람은 민이 형. 적어도 하루에 두세 번은 형의 심부름을 해야 한다. 오죽하면 주변 형들이 날 보고 ‘민이 전용비서’라고 했을까. 깊은 신뢰는 고맙지만, 형! 나도 이젠 좀 막내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ㅠ_ㅠ 게다가 최근 숙소는 감기 바이러스가 퍼져 대부분의 팀원들이 감기를 앓았다. 민이 형은 지난 크리스마스 내내 앓아누워 있어서 내가 간호를 해야할 형편이었다. 테란 유저들이 감기에 안 걸렸는데 길섭이 형이랑 내가 그랬다. 제일 먼저 감기에 걸린 민이 형은 정말 무섭게 아팠다. 기운이 없다고 덩치 큰 형이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있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중요한 경기도 있었는데 겨우 몸을 추스리고 연습하는 형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감기는 옆 사람에 옮겨야 낫는다고 하는 데 정말 그런 건지 민이 형이 몸을 추스르자 하나, 둘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에너지가 점점 바닥나는 것처럼 침대 드러누운 환자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이번에도 피해간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정석이 형. 워낙 운동으로 다져진 튼튼한 몸의 정석이 형은 감기가 뚫고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건강하게 연말을 보냈다. 나 역시 팀에서 착한 일을 많이 해서인지 아프지 않고 아픈 사람을 돌보면서 감기를 피해갔다. 2007년에 아파야 할 것들을 지금 아프고 시즌이 시작되면 건강하게 새 출발 하고 싶다.

■ 다음주에는 르까프 오즈의 이제동이 전하는 팀 다이어리가 이어집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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