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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저그’ 진호의 스타일기 <7>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4.12.2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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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시절, 나의 우상은 저그마왕 ‘강도경’이었다!

진호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공부가 체질에 잘 안 맞는다고 생각한 진호.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장학금 받으며 공부하려는 욕심에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두 아들 뒷바라지를 하시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하루 빨리 돈을 벌어야만 했다.

진호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부터 더 깊숙이 ‘스타’에 빠졌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시작한 ‘스타’였기에 진호 역시 온라인게임으로의 외도를 마무리짓고 또 다시 ‘스타’를 시작한 것.

진호는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실력파였다. 물론 교내에서도 ‘스타짱’이었다. 진호는 ‘스타짱’이라는 타이틀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신나게 놀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게임을 즐겼다. 진호의 실력이 입 소문을 타고 번지면서 주변에서 ‘스타’ 꽤나 한다는 사람들의 도전이 줄을 이었다. 게임방 내기나 ‘만원 빵’ 등의 내기게임들을 숱하게 치러냈지만 단 한번도 져본 적이 없었다.

진호의 실력은 당시 인지도가 높았던 게임아이 대회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풀리그로 진행되는 게임아이 온라인게임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게임아이는 프로게이머들도 대거 참여하는 리그였다. 8강에 올랐을 때 게임아이 소속의 프로게이머 김종성이 먼저 제의를 해왔다. 함께 게임아이에서 게임을 하자는 것. 진호는 그 제의를 받고 서울로 올라가 당시 게임아이 감독이던 송호창 감독과 첫 만남을 가졌다. 고3이던 진호는 취업을 하는 형식으로 서울로 상경했다. 게임으로 여러 차례 수상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담임선생님도 흔쾌히 승낙하셨다.

진호는 옷가지와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부푼 희망으로 가득 찬 가방하나 달랑 매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서의 생활은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수유리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잠은 게임아이 숙소인 오피스텔에서 해결했다. 낯선 서울 땅에는 친구도 하나 없었다.

하루하루 가족들과 시골 친구들이 그립지 않은 날이 없었다. 진호는 외로움을 견뎌내기 위해 게임을 했다. 하루종일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 이외에는 오로지 게임만 했다.

"그때 서울에 친구가 많았다면 그렇게 열심히 게임만 하진 않았을 거에요. 내 생애 가장 열심히 게임을 했던 때가 바로 그때거든요."

진호가 가장 존경하는 프로게이머는 같은 저그 유저인 강도경이었다. 강도경의 스타일을 좋아했던 진호는 iTV <고수를 잡아라> 코너에서 강도경과 경기를 펼친 적도 있다. 비록 패배했지만 그때부터 평소 우상처럼 여겨온 강도경과 친한 사이가 됐다.

진호는 상경한지 얼마 되지 않아 크고 작은 대회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같은 해 스타리그 본선에도 올라갔다. 또 단체전에서도 눈에 띄게 맹활약을 펼쳐 명실공히 주목받는 신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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