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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의 여왕’ 서지수의 스타일기 <6>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05.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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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게임을 몰래 하다가 들켜서 부모님께 혼나기도
지수가 ‘스타크래프트’에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이다. 그 전에는 베틀넷이 무엇인지도 모를 만큼 ‘완벽한’ 초보였다. 집에 있는 컴퓨터는 한 대뿐이라 ‘스타’를 할 때면 한 명은 게임을 하고 다른 한 명은 뒤에서 지켜봐야 했다. 처음엔 서로 모르는 것이 많아서 교대로 번갈아가며 하는 재미를 익혔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게임에 대한 흥미가 커지자 서로 하겠다고 다투는 지경에까지 오르게 됐다.

지수는 방과후 집에 돌아오면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즐겼다. 어렸을 적부터 손놀림이 빨라서 손재주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지수는 이 때문에 게임도 금방 배울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늘 컴퓨터와 ‘대전’을 펼치던 지수는 언니와 함께 베틀넷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 다음 채팅 창에 ‘안녕하세요’라고 치고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누군가의 반응을 기다리던 두 사람은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웃겼어요. 인터넷 연결도 안 돼있는 상태에서 누가 말 걸어주기를 기다렸으니 말이예요. 아버지는 이 얘기를 들으시고선 바로 인터넷을 연결해서 베틀넷을 다시 보여주셨죠. 진짜 초보였다니까요.”

이로써 베틀넷에 들어간 쌍둥이 자매는 이 전보다 더 열심히 게임에 파고들 수 있었다. 한번도 온라인에서 대전을 펼치지 않았던 두 사람은 그동안 갈고 닦았던 게임실력을 마음껏 뽑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랴. 남자 게이머가 대부분인 ‘스타’에서 승률은 거의 0%에 가까웠다. 이에 그럴수록 쌍둥이 자매의 승부욕은 커져만 갔다. 지는 것을 유별나게 싫어한 지수는 밤에 잠이 안 올 정도였다고.

한번은 새벽에 몰래 게임을 하다가 어머니에게 걸려서 혼난 적도 있었다. 당시에 집에 있던 컴퓨터가 거실에 있었기 때문에 안방에서 게임하는 소리가 들렸던 것. 어머니는 한창 공부할 나이에 게임에 몰두하는 것이 염려스러웠다. “어렸을 적부터 말썽 한번 안 피운 아이들이니까 걱정이 많이 됐죠. 지수의 경우는 정말 조용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어요. 그때는 화산이 폭발했구나 생각했죠.(웃음) 한꺼번에 키가 자란다는 ‘중국대나무’처럼 우리 지수도 그렇게 되길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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